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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운대

울프팩 2009. 7. 26. 19:54
한국형 본격 재난영화를 표방한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는 쓰나미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피서철 사람들이 몰리는 휴양지인 해운대를 무대로 선택한 점과 2004년 서남아시아를 덮친 재해 때문에 아직도 사람들의 뇌리에 생생히 남아있는 쓰나미를 소재로 삼아 현실감을 높인 점이 돋보인다.

내용은 최근 동해안에 자주 발생하는 지진이 대마도를 강타하면서 그 여파로 부산 해운대에 거대한 메가 쓰나미가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설경구 하지원 박중훈 엄정화 이민기 등이 출연했다.

구성은 평범했던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주고 거대한 자연의 파괴력을 동반한 재난으로 아수라장이 된 후, 다시 삶이 바뀌는 전형적인 재난물의 기승전결을 따른다.
결국 구성이 같을 수 밖에 없다면 승부는 얼마나 재난을 실감나게 묘사하는 가에 달렸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아쉬움이 남는다.

파고가 100미터가 넘을 수 있다는 메가 쓰나미의 실체는 생각보다 약했다.
예산의 문제인 지 모르겠지만 재난의 현장을 디테일하게 다루지 못하고 멀리 떨어져서 본 것 처럼 두리뭉실하게 표현한 점도 아쉽다.

특히 물과 불의 사실적 묘사가 부족하다.
원거리에서 파도가 일어서는 모습은 그럴 듯 하지만 근접 촬영한 물의 묘사나 배가 폭발하는 장면 등을 보면 아직 물과 불의 표현은 할리우드 대작들과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많이 발전한 셈이다.

아울러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만드는 것은 인물들의 살아 숨쉬는 에피소드다.
'색즉시공' '낭만자객' 등 코미디에 일가견이 있는 윤 감독 답게 적절한 유머를 섞어서 사람들을 묘사한 점은 돋보였으나 본격적인 재난 이후 인물들의 이야기가 너무 빈약하다.

'타워링' '포세이돈 어드벤쳐' 등 지금도 두고두고 명작으로 꼽히는 70년대 재난 고전들의 비결은 재난 현장을 뚫고 나오는 인물들의 이야기가 드라마틱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인물들의 연구가 다소 부족했다는 생각이다.

적당히 보고 즐길만한 영화이기는 하지만 아주 재미있다거나 훌륭한 재난 영화로 꼽을 만한 작품은 아니다.
역시 윤 감독의 장점은 '1번가의 기적'처럼 웃음 속에 따뜻한 인간애가 흐르는 작품에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색즉시공
하지원 출연/임창정 출연
낭만자객 dts
김민종 주연
1번가의 기적 (2Disc)
하지원 출연/임창정 출연
예스24 | 애드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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