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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추천 DVD / 블루레이

행복을 찾아서

울프팩 2007. 5. 31. 20:34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의 '행복을 찾아서'(The Pursuit Of Happyness, 2006년)는 노숙자에서 일약 백만장자로 성공한 사나이 크리스 가드너의 실화를 다뤘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행복'의 원천인 돈을 어떻게 벌었는지 그 비결이 궁금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나니 그가 말한 행복이란 곧 아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들을 위해 열심히 뛰다보니 돈도 벌게됐고, 급기야 백만장자가 됐다는 것.
그렇지만 아들을 위해 힘들게 사는 수많은 아버지들은 돈을 끌어모은 비결이 여전히 궁금하지 않을까 싶다.

TV에 방영된 실화를 본 영화제작자의 소개로, 윌 스미스가 이 작품 제작에 뛰어들어 주연을 맡았고 영어 한마디 못하는 이탈리아의 가브리엘 무치노 감독이 발탁됐다.
이유는 '아메리칸 드림'은 미국인이 아닌 외국인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는 판단때문이었다.

무치노 감독은 사실적인 재현을 위해 크리스 가드너를 불러서 촬영기간 내내 함께 했다.
또 제작진은 부자관계의 현실감을 높일 수 있도록 윌 스미스의 친아들 제이든 스미스를 극중 주인공 아들로 선택했다.

영화는 다큐멘터리처럼 주인공의 힘든 삶을 조용히 따라간다.
그러면서 유럽 감독들 특유의 여유와 공백이 느껴지는 와이드 앵글로 영화적인 아름다운 영상을 보여준다.

작품은 생각만큼 극적이거나 충격적이지는 않다.
그렇지만 그 신산한 삶이 우리들 현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여러모로 공감할 부분이 많다.

영화를 보고나서 정작 돋보였던 인물들은, 고졸 출신인 크리스 가드너를 MBA 출신들이 드글대는 증권사 인턴으로 선뜻 채용하고, 나중에 정직원으로까지 발탁한 증권사 간부와 사장들이었다.
이 땅에서도 과연 가능할까.
그게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 아닐까 싶다.

2.40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영상은 괜찮은 화질이다.
필름의 고운 입자감이 느껴지는 화질로, 어두운 부분에 미세한 지글거림이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색감도 편안하고 부드럽다.

돌비디지털 5.1 채널을 지원하는 음향은 배경음악이 은은하고 편안하게 공간을 감싸는 등 서라운드 효과가 좋다.
특히 후방과 전방에서 들리는 빗소리 묘사가 자연스럽다.

<파워DVD로 순간 포착한 장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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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 인물인 크리스 가드너를 연기한 윌 스미스와 가드너의 아들을 맡은 제이든 스미스. 제이든은 윌 스미스의 친아들로, 이번 작품에서 연기를 처음 했다. 그런데도 연기를 아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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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 폭력적인 계부밑에서 자란 가드너는 계부가 미워 집에 불을 질르는 바람에 남의 집에 입양됐다. 머리가 좋았던 그는 성적이 아주 우수했으나 돈이 없어 대학 진학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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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서 의료기기 세일즈맨으로 일하던 가드너는 우연히 증권사 중역앞에서 놀라운 실력으로 루빅 큐브를 맞춰 증권사 인턴으로 일할 기회를 잡게 된다. 어찌보면 루빅 큐브가 그의 인생을 바꾼 셈이다. 1970년대 헝가리 건축학 교수인 에르노 루빅이 발명한 루빅 큐브는 80년대 1억개가 팔린 히트 장난감이다. 루빅 큐브 빨리 맞추기 세계 최고 기록은 11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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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처럼 영상으로 분위기를 전달하는 무치노 감독의 은유적인 표현. 출입문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가드너와 부인. 결국 둘 사이에 놓인 출입문과 벽은 단절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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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잃고 부인도 떠난 가드너는 무급에 가까울 정도로 적은 돈을 받으며 증권사 인턴으로 일한다. 노숙자 쉼터를 전전하거나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아들과 함께 잠을 잔 이야기는 모두 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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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들을 위한 글라이드 쉼터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가드너. 여기 등장한 엑스트라들은 모두 실제 노숙자들이다. 제작진은 이들에게 실제 도움을 주기 위해 급료를 주고 엑스트라로 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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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빗토리오 데 시카 감독에 대한 무치노 감독의 오마주다. 2차 세계대전후 네오 리얼리즘의 걸작으로 꼽히는 '자전거 도둑'의 장면을 그대로 흉내냈다. 빗토리오 데 시카는 빈곤과 사실적인 인물 묘사를 보여주면서도 시적인 우아함을 잃지않은 영상으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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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를 묘사하기 위해 증권사 컴퓨터와 가드너가 팔던 의료기기는 제작진이 모두 만들었다. 80년대 기기들을 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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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윌 스미스와 스쳐지나가는 대머리 흑인아저씨가 실존 인물인 크리스 가드너다. 증권사에서 성실하게 일했던 가드너는 고객 중 한사람에게 스카우트돼 80년대 최고 투자사였던 베어스턴스로 이직했다. 훗날 그는 자신의 이름을 딴 가드너 리치 앤 컴퍼니라는 투자사를 창업, 백만장자로 성공한다. 그의 재산은 약 1,700억원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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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통해 무치노 감독은 "직업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주장한다. 직업이란 곧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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