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볼 만한 DVD / 블루레이

헤드윅

울프팩 2005. 5. 5. 21:16

존 카메론 미첼(John Cameron Mitchell) 감독의 '헤드윅'(Hedwig And The Angry Inch, 2000년)은 내용도 독특하지만 사운드트랙이 참 좋은 영화다.
성전환수술로 여자가 된 남자 헤드윅(존 카메론 미첼)이 이끄는 록밴드 이야기를 다룬 오프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이 작품은 미첼이 감독과 주연을 모두 맡았으며 직접 노래까지 불렀다.

간간히 등장하는 동성애 장면이 경우에 따라 거북할 수도 있지만 눈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헤드윅이 무대 위에서 벌이는 동작과 자신의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옮긴 가사가 더 충격적이다.

에밀리 허블리의 애니메이션을 섞은 영화는 독특한 내용과 더불어 스테픈 트레스크의 파워풀한 록 사운드가 결합돼 수많은 마니아를 낳았다.
애호가들 뿐 아니라 영화계에서도 독창성을 인정해 선댄스 영화제 감독상과 관객상, 베를린 영화제 테디베어상, 샌프란시스코 국제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여했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무난한 편.
헤드윅의 현란한 무대 의상 등 갖가지 색감 등을 비교적 잘 살렸다.

DTS로 듣는 음향은 록 사운드에 걸맞는 서라운드 효과를 지녔다.
부록으로 '헤드윅 이야기'라는 1시간 25분 분량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함께 들어있다.

<DVD 타이틀에서 순간 포착한 장면들>

여자로 성전환 수술을 한 주인공 헤드윅은 더 앵그리 인치라는 밴드의 보컬이다.
놀라운 것은 헤드윅의 남편이자 백보컬로 등장한 이치하크. 이치하크는 미리암 쇼어라는 여배우가 연기했다. 성전환수술로 여자가 된 헤드윅을 연기한 존 카메론 미첼보다 더 감쪽같아 영화가 끝날 때까지 여자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
알란 파커 감독의 '핑크 플로이드의 더 월'처럼 영화 중간에 에밀리 허블리가 그린 애니메이션이 나온다.
헤드윅이 이끄는 밴드 '더 앵그리 인치'는 성전환수술로 5인치가 잘려나가고 1인치만 남은 헤드윅의 성기를 뜻한다.
몇 안 되는 서정적 장면. 프랭크 디마코 촬영감독의 솜씨다.
존 카메론 미첼은 미국의 레이건 정부시절 독일 주둔 미군 총사령관을 지낸 유명한 장군의 아들이다.
이 작품에 한국인의 손길이 많이 배어있다. 헤드윅이 미군과 결혼한 한국여성들을 파트너로 삼아 밴드를 결성, 노래를 부르는 장면. 출연한 밴드 멤버들은 실제 캐나다 거주 한국여성들이며, 헤드윅이 쓰고 있는 가발 또한 한국인이 손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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