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달리고, 주먹질을 많이 한다고 해서 '다이하드' 같은 영화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액션에도 결이 있고 미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그저 산만하고 정신 사나운 영화가 될 뿐이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 권혁재 감독의 '해결사'다. 설경구에 이정진, 오달수, 송새벽까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줄줄이 나온다. 거기에 대본 초고는 액션물을 곧잘 만드는 류승완 감독이 썼다. 이쯤되면 제법 반찬을 잘 차린 밥상이다. 하지만 그 맛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정치가의 음모에 휘말린 전직 경찰관과 부패한 경찰들이 벌이는 쭟고 쫓기는 추격전은 빠르게 펼쳐지지만 보는 이를 압도하는 긴장감이 없다. 스프링쿨러가 쏟아지는 복도와 좁은 욕실 및 계단 등에서 펼치는 투박한 액션은 나름대로 감독이 멋을 부리긴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