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지난 추억들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즐겁거나 괴로웠던 경험들을 하나씩 둘씩 떠나보내며 소년은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다. 그 과정을 사람들은 성장통이라고 부른다. 노홍진 감독의 영화 '굿바이 보이'(2011년)는 그런 성장통을 다뤘다. 성장통을 다룬 모든 영화가 그러하듯, 이 작품 역시 개인의 기억에 시대의 흔적이 진하게 배어 있다. 시위 도중 달아나던 여대생이 막다른 골목에서 백골단이 휘두른 무자비한 곤봉에 피범벅이 돼서 끌려가던 모습과 민정당원으로 선거에 목을 매는 아버지의 모습 등 거창한 정치적 상황부터 아버지가 기타를 튕기며 부르는 이문세의 '소녀', 지금은 조간으로 바뀐 당시 어느 석간 신문의 보급소 풍경 등 소소한 일상까지 소년의 추억은 1980년대를 살았던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