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더 월 2

로저 워터스 더 월(블루레이)

위대한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핵심이었던 로저 워터스는 2002년 서울 잠실의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가졌다. 맨 앞줄에서 본 그의 공연은 환상적이었다. 음반으로만 듣고 비디오테이프나 DVD로만 본 그가 온갖 영상과 악기를 동원해 쏟아내는 소리의 마술에 취해 3시간을 정신없이 보낸 기억이 있다. 관객들도 대부분 그의 골수팬인지라 연신 "로저"를 연호하며 열광했다. 로저 워터스는 핑크 플로이드 시절에도 그랬지만 솔로로 나오고 나서도 공연에 아주 많은 공을 들이기로 유명하다. 공연을 위해 영상을 따로 찍고 거대한 세트를 만들어 한 편의 록 드라마처럼 연출한다. 특히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연출한 '더 월' 라이브는 압권이었다. 유명한 가수들이 객원 싱어로 등장해 오페라처럼 연출한 이 작..

핑크 플로이드의 벽

1980년대 초반, LP를 한창 듣던 고교 시절, 친구 집에 놀러갔다가 듣고 홀딱 반한 음반이 있었다. 바로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이었다. 당시 이 음반은 국내에서 정식으로 구할 수 없었다. 저항적인 가사 내용 때문에 금지음반이어서 세운상가나 황학동 도깨비시장에서 백판을 사서 들어야 했다. 음질도 좋지 않고 더러 튀기도 해서 다음 곡으로 넘어가지 않는 일이 다반사였던 백판이었지만 아주 열심히 들었다. 그만큼 핑크 플로이드의 곡은 너무나도 대단했다. 이 음반을 영상으로 옮긴 작품이 바로 알란 파커 감독의 '핑크 플로이드의 벽'(Pink Floyd: The Wall, 1982년)이다. 영화도 음반과 다르지 않았다. 영화는 개성을 말살하는 획일화된 교육과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권위적인 정부에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