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라이프 3

라이프(블루레이)

다니엘 에스피노사(Daniel Espinosa) 감독의 '라이프'(Life, 2017년)는 미지의 존재가 주는 공포를 잘 다룬 공상과학(SF)물이다. 그런 점에서 리들리 스코트 감독의 '에이리언'이나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과 비슷하다. 내용은 화성 탐사를 마치고 귀환하던 우주선이 새로운 생명체를 발견한다. 하지만 미지의 존재인 외계 생명체는 갑자기 우주선 안에서 6명의 승무원을 공격하며 포식자로 돌변한다. 우주인들은 자신들의 목숨뿐 아니라 지구를 위협할 수 있는 외계 생명체를 막기 위해 지구로 귀환하는 우주선 안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인다. 광활한 우주에서 역설적으로 폐쇄공간이나 다름없는 우주선에 갇혀 사투를 벌이는 내용이 에이리언과 흡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외계 생명체의 형태가 없다는 것이다. 외계 ..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블루레이)

많은 사람들이 살면서 로또에 당첨돼 돈벼락을 맞거나 영웅이 돼서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는 식의 황당하면서도 짜릿한 상상을 한 번쯤 해본다. 물론 실현 가능성이 요원하지만 상상만으로도 즐거우니 꼭 무익한 일은 아니다. 1939년 제임스 서버는 보통 사람들의 흔한 상상을 글로 써 돈을 벌었다. 그가 뉴요커지에 발표한 단편 '월터 미티의 은밀한 생활'은 평범한 소시민인 월터 미티가 직장을 가거나 마지못해 따라나선 아내의 쇼핑길에 떠올린 공상들을 다뤘다. 때로는 암살자가 되고 때로는 군인이 돼서 위기에 빠진 사람들을 구하는 이야기는 그만큼 오락거리로 손색이 없어 MGM에서 1947년 뮤지컬 코미디 형태의 영화로 만들었다. 그로부터 65년이 지나 코미디언 겸 배우 벤 스틸러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리메이크작이 ..

라이프, 생명의 대여정 (블루레이)

생명의 힘은 위대하다. 물고기가 살아남기 위해 절벽에 붙어 엄청난 높이의 폭포를 거슬러 오르고, 나비떼가 나무에 매달려 혹한의 겨울을 난다. 영국 BBC가 촬영한 다큐멘터리 '라이프, 생명의 여정'(Life, 2009년)은 경이로운 동식물의 생존 모습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았다. 제작기간 4년, 총 촬영일수가 무려 3,000일에 이르는 이 작품은 280억원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이다. 제작진은 HD카메라를 이용해 세계 각지에서 촬영한 신기한 동식물의 세계를 주제별로 나눠 10부작으로 구성했다. 초당 1,000프레임으로 찍은 영상은 감탄이 절로 나온다. 초속 15미터로 날아가 먹이감을 낚아채는 카멜레온의 혀, 깜깜한 밤 중에 박쥐가 수면을 훑으며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장면 등을 슬로 모션으로 찍은 장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