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런던 37

크루엘라(블루레이)

크레이그 질레스피(Craig Gillespie) 감독의 '크루엘라'(Cruella, 2021년)는 원작을 훌륭하게 비튼 영화다.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원작 '101마리의 달마시안'은 모피에 미친 악녀 크루엘라가 모피코트를 만들려고 달마티안을 납치해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더 이상 개들의 모험은 없다. 질레스피 감독의 이 작품은 원작과 달리 악녀 크루엘라(엠마 스톤 Emma Stone)에 초점을 맞췄다. 단순히 악녀의 관점에서 동일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악녀를 안티 히어로로 탈바꿈해 새로운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든 작품이다. 원작과 이어지는 것은 캐릭터뿐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달마티안은 그렇게 많이 등장하지 않고 크루엘라와 끝없는 인..

더 셰프(블루레이)

요리사에게 미쉐린 가이드(미슐랭 가이드 Michelin Guide)가 부여하는 별은 영광이다. 별을 받아 책자에 소개되면 요리사의 명예도 올라가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아 자연스럽게 돈도 벌 수 있다. 그러니 요리사라면 미쉐린 스타를 욕심 낼 만도 하다. 존 웰스(John Wells) 감독의 '더 셰프'(Burnt, 2015년)는 이런 요리사들의 얘기를 다루고 있다. 뛰어난 능력을 지닌 요리사 아담 존스(브래들리 쿠퍼 Bradley Cooper)는 과거의 불명예스러운 사건으로 요리계를 떠나 여기저기 떠돌았다. 그러다가 영국 런던(London)으로 돌아와 별 3개의 미쉐린 스타에 도전하기 위해 음식점을 연다. 그러나 그의 괴팍한 성격과 완벽한 요리에 집착하는 그의 고집 때문에 함께 일하는 동료들은 힘들어한다...

브이 포 벤데타(4K)

제임스 맥티그 감독의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2005년)는 '매트릭스'에 이어 워쇼스키 형제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또다른 스타일리쉬 액션 영화다. 워쇼스키 형제가 각색하고 제작한 이 작품 역시 절대권력이 통제하는 미래사회에서 자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외로운 영웅의 이야기다. '매트릭스'가 컴퓨터가 조종하는 사회에서 활약하는 디지털 전사의 이야기였다면 이 작품은 조지 오웰의 '1984'처럼 절대 권력의 억압체제 속에서 16세기 식으로 싸우는 복고풍 전사가 주인공이다. 존 허트가 닮은 서틀러 의장은 히틀러를 연상케 한다. 강력한 보안 조직을 통해 국민들을 통제하고 반정부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들은 강제수용소로 보낸다. 강제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생화학 무기를 위한 실험 도구로 쓰..

풀 메탈 자켓(4K 블루레이)

'플래툰' '지옥의 묵시록' 등 월남전을 다룬 명작들은 많다. 이 작품들은 전쟁의 광기 속에 휩쓸려 인간의 내면이 처참하게 부서지는 과정들을 다뤘다. '플래툰'의 참전 군인의 시각에서 실감 나게 현장 이야기를 담았다면 '지옥의 묵시록'은 실존주의적 관점에서 인간의 존재 이유를 철학적으로 접근했다.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감독의 '풀 메탈 자켓'(Full Metal Jacket, 1987년)도 전쟁이 인간의 내면을 얼마나 황폐화시키는지 잘 보여주는 명작이다. 인간의 광기를 드러낸 반전 영화 그런데 이 작품은 다른 작품과 달리 접근 방법이 독특하다. 다른 작품들이 전장에 집중했다면 이 작품은 병사가 만들어지는 과정부터 조명했다. 표 나게 1,2부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미 해병대 신병 훈련..

셜록 홈즈(4K 블루레이)

1887년 아서 코난 도일이 창조한 명탐정 셜록 홈스는 지금까지 숱한 영화와 드라마,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온전히 본래 모습을 지킨 적도 있고 새롭게 재창조된 경우도 있다. 가이 리치 감독의 '셜록 홈즈'(Sherlock Holmes, 2009년)는 새롭게 재창조된 셜록 홈스다. 시대 배경은 셜록 홈스가 활약한 1890년대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절이지만 주인공의 모습은 소설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것들과 다르다. 이 작품 속의 셜록 홈스는 액션 영웅에 가깝다. 가만히 앉아서 추리에 의존하기보다는 직접 범인 체포 현장에 뛰어들어 갈고닦은 무술 솜씨로 악당들과 싸움을 벌인다. 액션에 의존한다는 점에서 안락의자형 탐정이라기보다는 007에 가깝다. 액션도 영춘권에 가까운 독특하게 고안한 무술을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