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레아 세이두 4

007 스펙터(4K 블루레이)

스펙터만큼 여러 영화에 등장하는 악당은 흔치 않다. 우선 007 시리즈에서 스펙터는 '위기일발' '썬더볼' '두 번 산다'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등 4편의 영화에 등장한다. 모두 숀 코네리가 007을 연기한 작품들이다. 이 작품들에서 스펙터라는 악당 조직의 두목은 블로펠트라는 이름으로 등장한다. 007 시리즈에서 이처럼 스펙터가 여러 편에 등장한 이유는 신비한 아우라와 막강한 악의 권력 때문이다. 007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인 '위기일발'에서 전 세계의 모든 범죄를 주무르는 막강한 조직으로 처음 등장한 스펙터는 '썬더볼'까지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저 손과 팔에 안고 쓰다듬는 고양이만 보여준다. 이는 나중에 국내에서도 방영된 TV 만화 시리즈 '가제트'의 악당 원형이 됐다. 그러다가 '두 번 산다'..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 (4K 블루레이)

영화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원작을 잊어도 좋을 만큼 재미있는, 오히려 원작을 능가하는 흔치 않은 작품이다. 단순 리메이크로 원작을 다시 흉내 낸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액션과 스토리를 재창조한 리빌드이다. 특히 4번째 작품인 '미션 임파서블 : 고스트 프로토콜'(Mission Impossible : Ghost Protocol, 2011년)은 화려한 액션과 웅장한 스케일로 전작들을 압도한다. 감독은 뛰어난 애니메이션 '인크레더블'과 '라따뚜이'를 만들어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두 번이나 받은 브래드 버드가 맡았다. 톰 크루즈의 추천으로 메가폰을 잡은 그는 실사 영화는 이번에 처음 만들었는데,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준 뛰어난 연출 솜씨를 이번 작품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며 훌륭한 실사 데뷔에 성공했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 (블루레이)

1990년대 후반, 특이한 취재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언론을 통해 처음 커밍 아웃을 하게 된 어느 여성이다. 한창 혈기방장한 20대에 어울리게 가죽 옷을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담배를 피워물던 그는 록커 느낌이 물씬 났다. 아닌게 아니라 밴드 활동을 하기도 했고, 다소 약간은 겉멋처럼 동성애에 빠져든 그 친구를 따라 처음으로 서울 신촌 사거리에 있는 여성 동성애자들의 아지트 같은 카페를 방문했다. 들어서자마자 깜짝 놀랐다. 출입을 막지는 않았지만 금남의 집이나 다름없는 그 곳에 여기저기 남자들이 앉아 있었다. 개중에는 정장에 넥타이를 맨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그 친구의 소개로 하나 둘 만나보니 그곳에 남자들은 하나도 없었다. 큰 키에 청바지와 남방을 받쳐 입고, 머리를 군인처럼 짧게 자른 선머슴 ..

미드나잇 인 파리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파리는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1920년대 파리에 머물렀던 시절을 회상하며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2011년)는 이를 여실히 증명하는 영화다. 그는 파리 곳곳의 아름다운 풍물에 카메라를 갖다 대고 파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도시인 지를 보여준다. 파리를 가보지 않았거나 갈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가이드영화다. 특히 촬영을 맡은 다리우스 콘지 감독은 거리를 거니는 관광객처럼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영상들을 편안하게 담았다. 어찌나 영상이 곱고 예쁜 지, 파리에 대한 없던 환상이 생길 듯 싶다. 그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