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로저 무어 8

캐논볼

학창 시절에 유명한 스타들의 얼굴이 잔뜩 박혀있는 '캐논볼' (The Cannonball Run, 1981년) 포스터를 보고 꽤 기대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인기있던 성룡을 비롯해 버트 레이놀즈, 딘 마틴 등 유명 스타들이 줄줄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봉 당시 보지 못하고 훗날 비디오테이프로 빌려 본 영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마치 유명한 사람들이 잔뜩 나오지만 정작 재미는 떨어지는 버라이어티 예능프로그램 같았다. 이 작품은 할리우드의 스타시스템과 홍콩 자본이 만나 철저하게 기획된 영화다. 할리우드의 스턴트맨 출신인 할 니드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실제 캐논볼 레이스를 기획한 브록 예이츠가 대본을 썼으며, 쿵푸 영화로 재미를 본 홍콩의 골든하베스트 사장인 레이몬드 초가 돈을 댔다. 내용은 오하이..

007 뷰 투 어 킬

존 글렌(John Glen) 감독의 '뷰 투 어 킬'(A View To A Kill, 1985년)은 007 시리즈 14번째 작품이자 로저 무어(Roger Moore)가 마지막으로 007 제임스 본드를 연기한 영화다. 내용은 샌프란시스코에 지진을 일으켜 실리콘밸리를 물에 잠기게 만든 뒤 자신이 보유한 마이크로칩을 비싼 값에 팔려는 악당의 음모를 막는 007의 활약을 다뤘다. 악당의 음모가 황당한 탓인지 이야기의 집중도도 떨어지고 특수장비 등 볼거리도 별로 없다. 특히 가수 그레이스 존스(Grace Jones)가 악당의 부하였다가 죽기전 007을 돕는 또다른 본드걸로 나오는데, 악역은 잘 어울렸지만 왠지 섹시한 본드걸로 맞지 않는 느낌이다. 듀란듀란이 부른 주제가는 007 주제가 사상 처음으로 빌보드차트 1..

007 옥토퍼시

13번째 007 시리즈 '옥토퍼시'(Octopussy, 1983년)는 액션과 첩보가 적절히 결합돼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작품이다. 그만큼 볼거리와 액션이 많아 재미있고 이야기 진행도 흥미진진하다. 존 글렌(John Glen)이 감독한 이번 작품은 유럽에서 미군의 실수로 핵폭탄이 터진 것처럼 위장해 미군을 철수하게 만든 뒤 전쟁을 일으키려는 구 소련의 미치광이 장군을 막는 007(로저 무어 Roger Moore)의 활약을 다뤘다. 여기에 문어 문신을 갖고 있는 여성이 이끄는 집단이 가세하며 볼거리가 대폭 늘어난다. 개봉당시 007 역할을 은퇴한 숀 코네리가 다시 제임스 본드 역을 맡은 번외작품 '네버세이 네버어게인'과 동시에 붙어 관심을 끌었는데 로저 무어의 '옥터퍼시'가 흥행과 비평에서 앞서며 승리했다..

007 포 유어 아이즈 온리

007 시리즈 12번째 작품 '포 유어 아이즈 온리'(For Your Eyes Only, 1981년)는 기존의 화려하고 요란한 볼거리 위주에서 액션과 두뇌 싸움 위주의 본격 첩보물로 회귀한 작품이다. 내용은 침몰한 영국 첩보선에 들어있는 미사일 유도장치를 회수해 구 소련에 팔아먹으려는 그리스 악당과 이를 막는 007(로저 무어 Roger Moore)의 활약을 그렸다. '문레이커' 만큼 요란한 볼거리와 첨단 무기가 등장하지는 않지만 스키와 자동차 추격씬은 볼 만하다. 원작이 4편의 단편으로 구성돼 있어서 영화는 제목만 따왔다. 제목은 정부 비밀문서 첫머리에 쓰는 문구로 '당신만 보고 폐기하라'는 뜻. 감독은 존 글렌(John Glen)이 맡았으며 주제가는 유명 팝가수 시나 이스턴이 불렀다. 주제가는 영화와..

007 문레이커

루이스 길버트(Lewis Gilbert)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11번째 007 시리즈 '문레이커'(Moonraker, 1979년)는 007판 '스타워즈'다. 이번 작품에서 007(로저 무어 Roger Moore)은 전 세계를 돌며 활약하는 것도 모자라 우주공간으로 진출한다. 이번 작품은 우주 공간에서 독가스를 발사해 인류를 모두 죽이고 자신이 가려 뽑은 선남선녀들로 새로운 제국을 건설하려는 사이코가 악당으로 등장한다. 이를 위해 악당이 선택한 도구는 바로 미국의 우주왕복선 문레이커. 007은 브라질의 리오 데 자네이루, 이탈리아의 베니스 등에서 악당들을 뒤쫓다 급기야 우주로 날아올라 레이저총을 쏘아댄다. 내용은 황당하지만 오락 영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작품이다. 호버크래프트 기능을 지닌 곤돌라, 어뢰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