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물랑루즈 3

영화 '아멜리에'의 몽마르뜨

영화 '아멜리에'와 '물랑루즈' 등으로 익숙한 몽마르트르(Montmartre), 즉 몽마르뜨 언덕은 '순교자의 언덕' 또는 '군신의 언덕'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해발 130m의 얕으막한 언덕을 중심으로 성당과 아기자기한 카페, 거리 예술인들이 모여 있는 동네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아 관광객이 몰려 드는데 이를 노린 소매치기와 도둑, 바가지 호객행위도 흔하다고 하니 조심해야 한다. 다행히 여행길에 그런 일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카메라, 핸드백, 지갑 등은 조심하는 게 좋다. [사랑의 벽을 가득 채운 세계 각국의 언어들. 당연히 한글도 있다.] 몽마르뜨 언덕에서 처음 만나는 인상적인 풍경이 바로 '사랑의 벽'이다. 푸른 벽 전체에 걸쳐 전세계 300여개 언어로 '사랑한다'는 말을 잔뜩 써놓았다. 언덕을 따라 ..

여행 2016.04.23

미드나잇 인 파리

어네스트 헤밍웨이는 "파리는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1920년대 파리에 머물렀던 시절을 회상하며 '파리는 날마다 축제'라는 책을 쓰기도 했다. 우디 앨런의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2011년)는 이를 여실히 증명하는 영화다. 그는 파리 곳곳의 아름다운 풍물에 카메라를 갖다 대고 파리가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도시인 지를 보여준다. 파리를 가보지 않았거나 갈 계획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더 할 수 없이 좋은 가이드영화다. 특히 촬영을 맡은 다리우스 콘지 감독은 거리를 거니는 관광객처럼 사람들의 눈높이에서 보이는 영상들을 편안하게 담았다. 어찌나 영상이 곱고 예쁜 지, 파리에 대한 없던 환상이 생길 듯 싶다. 그림만..

물랑루즈 (블루레이)

바즈 루어만 감독의 '물랑루즈'(Moulin Rouge, 2001년)는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재기발랄한 영화다. 19세기 말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카바레였던 물랑루즈를 중심으로 무희와 젊은 작가의 사랑을 담았다.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 속에 당시 시대 풍습을 풍경화처럼 담은 점이 돋보인다. 몸 파는 여인과 가난한 작가의 힘든 사랑은 알렉상드르 뒤마의 소설 '춘희'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체의 신화적 구성을 닮았다. 이 영화의 독특한 점은 뮤지컬적인 요소다. 늘 음악과 영상의 적절한 조화를 신경쓰는 루어만 감독은 이번 작품을 아예 작정하고 뮤지컬로 만들었다. 등장인물의 감정이나 이야기 전개를 팝, 댄스, 록, 힙합 등 다양한 음악을 동원해 표현했다. 영화를 보면서 귀에 익은 노래들이 어느 장면에 어떻게 쓰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