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이라 그런지 90년대 후반에는 지구 종말을 다룬 재난 영화가 여러 편 등장했다. 그 중 하나가 마이클 베이 감독의 '아마겟돈'(Armageddon, 1998년)이다. 우주를 떠돌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해 인류가 멸망 위기에 처한다는 내용은 하필 공교롭게 같은 해에 개봉한 '딥 임팩트'와 같았다. 하지만 해결 방식은 달랐다. 극우 마초 기질이 다분한 마이클 베이 답게 그는 무지막지한 핵탄두를 써서 소행성을 날려 버리는 방법을 택했다. 이를 위해 터프함으로 가득한 브루스 윌리스, 벤 애플렉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동원됐다. 소행성이 지구를 위협하는 설정 자체는 무리가 없다. 퉁구스카 고원에 떨어진 운석도 있었고 지구를 스쳐간 행성도 여럿 있었던 만큼 과학적으로 가능한 이야기지만, 해결 방법은 현실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