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보스턴 5

고스트버스터즈(4K)

폴 페이그(Paul Feig) 감독의 '고스트버스터즈'(Ghostbusters, 2016년)는 1984년 첫 선을 보인 동명의 공상과학(SF) 코미디를 30여 년이 지나 다시 만든 리부트판이다. 제목에 유령이 들어간다고 해서 공포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내용은 오리지널과 비슷한 코미디다. 초자연 현상을 연구하는 애비(멜리사 맥카시 Melissa McCarthy)와 물리학자 에린(크리스틴 위그 Kristen Wiig), 발명가 홀츠먼(케이트 맥키넌 Kate McKinnon), 여장부 패티(레슬리 존스 Leslie Jones) 등 뉴욕에서 사는 여성 넷이 모여 유령을 퇴치하는 회사 고스트버스터즈를 세워 도시 곳곳에 출몰하는 유령을 쫓는 이야기다. 기본적인 설정은 오리지널과 동일한데 달라진 것이 있다면 남자들..

러브 스토리(블루레이)

"사랑이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야"라는 대사로 유명한 아서 힐러(Arthur Hiller) 감독의 '러브 스토리'(Love Story, 1970년)는 음악이 살린 영화다. 이 영화의 음악은 뛰어난 프랑스 작곡가 프란시스 레이(Francis Lai)가 맡았다. 앤디 윌리엄스(Andy Williams)가 가사를 붙여 부른 유명한 주제가부터 '눈장난(Snow Frolic)'까지 여기 들어간 곡들은 주옥같이 아름답고 서정적이다. 아서 힐러 감독은 프랑스에 사는 레이에게 음악을 맡기면서 장문의 편지를 써서 보냈다. 프란시스 레이의 음악이 살린 영화 힐러 감독은 불어를 못하고, 레이는 영어를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힐러 감독은 영어로 써 보낸 편지에 영화의 줄거리와 분위기, 그리고 강조하고 싶은 대목에 필요한..

19곰 테드(블루레이)

세스 맥팔레인(Seth MacFarlane) 감독의 '19곰 테드'(Ted, 2012년)가 흥행에 성공한 것은 기발한 상상력의 승리다. 이 작품은 발칙한 성적 농담과 화장실 유머로 무장한 성인들의 동화다. 내용은 주인공 존(마크 월버그 Mark Wahlberg)이 어려서 성탄절 선물로 받은 곰인형 테드가 어느 날 갑자기 번개를 맞고 나서 사람처럼 말을 하며 벌어지는 소동을 다뤘다. 맥팔레인 감독은 우리가 흔히 아는 귀엽고 예쁜 곰인형을 어른 뺨치는 능글맞고 음탕한 존재로 바꿔 놓았다. 곰인형 테드는 존과 어울려 대마초를 피우며 밤새도록 야한 비디오를 보며 하루 종일 성적 농담을 일삼는다. 그 농담이 어찌나 걸고 질퍽한지 민망할 정도다. 오히려 존이 테드에게 물들지 않을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곰인형의 비행은..

더 이퀄라이저2 (4K 블루레이)

안톤 후쿠아 감독의 '더 이퀄라이저2'(The Equalizer 2, 2018년)는 덴젤 워싱턴이 유일하게 속편을 찍은 영화다.덴젤 워싱턴은 지금까지 50여 편의 영화를 찍으면서 한 번도 같은 캐릭터를 두 번 연기한 적이 없다. 그런 덴젤 워싱턴이 속편을 찍었다는 것은 그만큼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는 뜻이다.그가 연기한 이 작품의 주인공 로버트 맥콜은 은둔형 히어로다. 요란하게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묻혀있는 별 볼일 없는 존재처럼 행동하는 주인공이다.직업도 마트 점원이나 차량 운전기사다. 하지만 괴롭힘을 당하는 약자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이득이 생기지 않더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해결한다.그렇다고 람보나 코만도처럼 요란하게 총질을 해대는 것이 아니라 특수부대 시절 익힌..

블랙 매스 (블루레이)

미국의 연방수사국(FBI)은 중범죄자 리스트를 따로 관리한다. 9.11 테러를 일으킨 오사마 빈 라덴처럼 주로 범죄계 거물들이 오른다. 과거 오사마 빈 라덴은 죽기 전에 이 리스트에서 1위였다. 두 번째는 미국 갱단 두목 제임스 화이트 벌저였다. 벌저는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미국에서 어느 정도 나이든 사람이라면 다 알만한 범죄 거물로, 과거 알 카포네 만큼이나 유명한 존재다. 아일랜드계 이민자의 후손인 벌저는 1970,80년대 윈터힐이라는 갱단을 만들어 보스턴에서 밤의 제왕처럼 군림했다. 각종 청부 폭력은 물론이고 마약 밀매, 도박, 사채업 등으로 돈을 번 그는 19명을 죽인 혐의로 수배 대상에 올랐다. 그런데도 그는 무려 16년이나 도망 다녔다. 그것도 쥐도 새도 모르게 산 속으로 숨어 다닌 것이 아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