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샘 멘데스 2

아메리칸 뷰티(블루레이)

샘 멘데스(Sam Mendes) 감독의 '아메리칸 뷰티'(American Beauty, 1999년)는 미국판 '바람난 가족' 같은 영화다. 겉보기에 멀쩡해 보이지만 속으로 각종 골칫거리를 안고 있는 어느 가족을 통해 미국 중산층의 도덕적 붕괴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직장에서 곧 잘릴 위기에 놓인 레스터(케빈 스페이스 Kevin Spacey)는 집에서도 아내 캐롤린과 딸 제인(도라 버치 Thora Birch)에게 무시당한다. 심지어 딸은 아버지가 죽기를 바랄 정도로 싫어한다. 일터나 가정 모두에서 설 자리를 잃은 가장은 우연히 보게 된 딸의 친구 안젤라(미나 수바리 Mena Suvari)와 연인이 되는 발칙한 상상으로 위안을 얻는다. 안젤라에게 잘 보이려고 운동을 하던 그는 고교를 다니는 이웃집 모범생(웨스..

007 스카이폴 (4K 블루레이)

"취미가 뭔가?" "부활이지." 악당과 007이 영화 속에서 나누는 이 대사가 이번 작품의 테마다. 샘 멘데스 감독이 007 영화 탄생 50주년을 맞아 23번째 시리즈물로 내놓은 '007 스카이폴'(Skyfall, 2012년)은 악당이 파괴한 첩보조직과 제임스 본드의 부활을 다루고 있다. 부활은 소멸을 전제로 한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제임스 본드를 빼고는 모든 캐릭터가 새로 태어났다. 50주년을 맞아 새로운 출발을 예고하듯 007만 빼고 더 젊어지고 강건해 졌다. 오랜 세월 책상 앞에만 앉아 있던 나이 지긋한 여성 머니페니는 총질을 마다 않는 검은 피부의 섹시한 젊은 여인으로 거듭났고, 데스몬드 르웰린이 타계할 때까지 연기한 늙은 과학자 Q는 컴퓨터를 귀신같이 다루는 젊은이가 됐다. 압권은 007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