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샤를로뜨 갱스부르 2

수면의 과학(블루레이)

미셀 공드리(Michel Gondry) 감독의 '수면의 과학'(La Science des reves, 2006년)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메시지가 명확하게 잡히지 않는 영화다. 우선 내용부터 난해하다. 인쇄소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는 스테판(가엘 가르시아 베르날 Gael Garcia Bernal)은 이웃집에 사는 여성 스테파니(샤를르 갱스부르 Charlotte Gainsbourg)를 좋아한다. 둘은 서로 오가며 친하게 지내지만 가까워질 듯하면서 좀처럼 거리가 좁혀지지 않는다.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에 초점을 맞춰서 진행된다. 특이한 것은 스테판의 꿈이 현실과 뒤섞여 진행되는 점이다. 문제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고 뒤섞이다 보니 앞뒤 맥락이 닿지 않고 이야기가 뚝뚝 끊어져 도대체 무슨 소..

멜랑콜리아 (블루레이)

비관과 우울의 음유시인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만든 '멜랑콜리아'(Melancholia, 2011년)는 제목 만큼이나 우울하고 암담한 영화다. 영화의 전반부는 우울증에 걸린 여주인공 커스틴 던스트의 이야기로 진행되고, 후반부는 지구를 덮치는 거대 행성의 이야기로 흘러 간다. 즉, 우울증에 걸린 여인과 지구 종말이라는 두 가지 암울한 요소가 만나 무겁게 가라앉는 작품이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은 여주인공처럼 심한 우울증을 앓아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기도 했다. 그런 만큼 이 작품에는 그의 개인적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감독은 애써 희망을 이야기하거나 미화하려 들지 않는다. 어찌 세상이 즐겁고 희망 가득한 일 뿐이겠는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감독은 지구의 종말이라는 다소 황당한 주제를 들어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