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스파이더맨 9

스파이더맨3(4K)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이 만든 '스파이더맨 3'(Spider-man 3, 2007년)의 주제는 복수와 용서다. 영화 속에는 다양한 복수가 등장한다. 아버지 같은 숙부를 잃은 스파이더맨(토비 맥과이어 Tobey Maguire)의 복수, 스파이더맨이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는 해리(제임스 프랭코 James Franco)의 복수, 무심한 연인에 대한 엠제이(커스틴 던스트 Kirsten Dunst)의 복수 등 등장인물들은 각자가 지닌 원한을 풀기 위해 다양한 복수에 나선다. "복수심은 멀쩡한 사람도 괴물로 만들어 버린다"는 영화 대사처럼 주인공까지 졸지에 악당이 된다. 해리의 복수는 무섭고 처절하며 엠제이의 복수는 가슴 아프다. 반면 스파이더맨의 복수는 가증스럽다. 아무리 지독한 악당도 죽이지 않는다는..

스파이더맨2(4K)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스파이더맨 2'(Spider-man2, 2004년)는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다. 슈퍼 히어로물 특유의 액션과 재미에 인간적인 고뇌와 로맨스가 제대로 결합됐다. 스파이더맨의 가면을 벗은 주인공 피터 파커(토비 맥과이어 Tobey Maguire)는 2편에서 두 가지 삶을 사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회의한다. 애인도 사귀고 싶고 생활을 위해 돈도 벌며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은 생활인 피터 파커의 삶은 스파이더맨의 가면 뒤에서 철저하게 억눌린다. 사건 사고를 막느라 모처럼 얻은 피자배달 아르바이트는 날아가고 애인 메리 제인(커스틴 던스트 Kirsten Dunst)과 약속은 펑크 난다. 그 바람에 주변 사람들에게 불신만 산다. 이래서야 누가 영웅이 되고 싶을까. 현실에..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4K 블루레이)

존 왓츠 감독의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Spider-Man: Far From Home, 2019년)은 제목 그대로 집 나간 스파이더맨 얘기다. 스파이더맨의 터전인 미국 뉴욕(New York)을 벗어나 유럽을 활동 무대로 삼았다. 예전 시리즈보다 더 어린 나이가 된 스파이더맨 피터 파커(톰 홀랜드 Tom Holland)는 16세 고교생이 돼서 유럽으로 수학여행을 떠난다. 덕분에 이탈리아 베니스(Venezia), 체코 프라하(Prague), 영국 런던(London) 등 유럽의 다양한 풍경들을 볼 수 있다. 유럽에서 스파이더맨이 만난 악당은 물, 불, 바람 등 원소의 형태를 띤 기이한 괴물들이다. 스파이더맨은 원인과 이유도 모른 채 갑자기 나타나 도시를 때려 부수는 악당에 맞서 힘든 싸움을 벌인다. 기존에..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4K 블루레이)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확연하게 다른 점은 주인공의 무게감이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주연을 맡았던 토비 맥과이어(Tobey Maguire)는 서민적인 외모에 영웅의 고뇌가 그대로 느껴지는 연기를 보여줬는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주연을 맡은 앤드류 가필드(Andrew Garfield)는 장난꾸러기 악동같은 느낌이 강하다. 왠지 더 가벼워보이고 장난스런 모습이 고뇌하는 영웅보다는 악당과의 싸움을 즐기는 만화적인 캐릭터에 가깝다. 그만큼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보다 무게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대신 이를 메워주는 것이 시원한 액션이다. 스파이더맨이 고층 건물에서 거미줄도 없이 뛰어내려 활공하는 장면을 보면 게임이나 익스트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4K 블루레이)

샘 레이미(Sam Raimi)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마크 웹(Marc Webb) 감독이 만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The Amazing Spider-Man, 2012년)은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잊어도 좋을 만큼 완전히 새로운 작품이다. 리부트라는 말이 맞을 만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그만큼 이 시리즈는 달라진 것이 많은데, 이런 변화가 반가운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작품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재앙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배우들이 대폭 바뀌면서 캐릭터의 성격도 크게 달라졌다. 레이미 감독의 시리즈가 삶에 지친 20대 청년의 고뇌에 초점을 맞췄다면 웹 감독의 이번 시리즈는 고교를 갓 졸업한 10대 청소년(앤드류 가필드, Andrew Garfield)이 스파이더맨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