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아론 에크하트 4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4K 블루레이)

2009년 1월 15일 미국 국내선 항공사인 US에어웨이즈의 1549편 여객기는 샬럿(Charlotte)으로 가기 위해 뉴욕(New York) 라구아디아 공항(LaGuardia Airport)을 이륙한 지 얼마 안 돼서 새떼와 충돌했다. 새들은 비행기 양쪽 날개에 붙어 있는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 타버렸고 순식간에 엔진이 망가지면서 비행기는 추진력을 잃었다. 비행기가 추락하는 상황에서 체슬리 '설리' 설렌버거 기장은 모두를 살리기 위해 3분 이내 조치를 취해야 했다. 급히 라구아디아 공항과 교신을 해보니 다시 회항할 경우 뉴욕 브롱크스(Bronx)에 추락해 비행기뿐 아니라 지상의 사람들과 건물들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다. 뉴욕 상공에서 벌어진 믿기지 않는 실화 기체 오른편에 뉴저지의 테터보로(Teter..

런던 해즈 폴른(블루레이)

바박 나자피 감독의 '런던 해즈 폴른'(London Has Fallen, 2016년)은 제목 그대로 런던이 무너져 내릴 만큼 요란한 테러 행위를 그린 액션물이다. 내용은 영국 수상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전 세계 28개국 정상들이 런던에 모이는 순간을 노려 아랍의 테러단체들이 동시 다발적인 테러를 벌이는 이야기다. 미국의 폭격으로 가족을 잃은 테러범들은 미국 대통령을 납치해 인터넷으로 처형하는 장면을 생중계하고 싶어 한다. 이를 막기 위해 대통령의 경호원인 마이크 배닝(제라드 버틀러)이 고군분투하며 슈퍼맨 같은 활약을 펼친다. 초반 20분 동안 일어나는 테러 장면이 압권이다. 첼시교가 끊어지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이 무너져 내리는 등 런던의 명물들이 마구 파괴된다. 처음부터 화끈한 액션에 목적을 둔 만큼 ..

애니 기븐 선데이 (블루레이)

미식축구는 마초들의 바디 랭귀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스포츠다. 올리버 스톤 감독의 '애니 기븐 선데이'(Any Given Sunday, 1999년)는 바로 육식 동물들의 향연인 미국 프로미식축구 리그(NFL)를 가장 잘 표현한 영화다. '남자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혼신을 다해 싸운 뒤 승리감에 쌓여 누워 있을 때'라는 빈스 롬바르디(전 그린베이 패커스 감독, 유명한 슈퍼볼 트로피는 그의 이름을 딴 것)의 말로 시작하는 이 영화는 무시무시한 NFL 경기 뿐만 아니라 돈에 눈이 먼 구단주, 마약과 술에 찌든 선수들, 선수들의 반목과 부상 등 추악한 이면까지 속속들이 파헤쳤다. 실제로 NFL팀의 전속 의사 이야기를 다룬 롭 히젠거와 팻 투메이의 원작 소설을 토대로 했기 때문에 세부 사항들이 자세히 묘사됐다..

사랑의 레시피

요리는 욕망의 모호한 대상이다. 비단 '나인 하프 위크'처럼 음식이 성적 욕망을 상징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영화속에서 요리는 때로 사랑의 매개체로, 때로 질투의 표상으로 둔갑하며 사람들을 유혹한다. 지난해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라따뚜이' '식객' '불고기' 등 요리를 소재로 다룬 영화들이 쏟아져나왔다. 오죽했으면 지난해 베를린영화제는 음식 소재 영화부문을 신설하기도 했다. 스코트 힉스 감독의 '사랑의 레시피'(No Reservations, 2007년)도 이런 흐름에 편승한 영화다. 일류 레스토랑 주방장인 케이트(캐서린 제타 존스)가 자신의 삶에 뜻하지 않게 뛰어든 조카 조이(애비게일 브레슬린)와 자신의 주방에 불쑥 뛰어든 부주방장 닉(아론 애크하트)과 함께 하면서 복잡하게 얽힌 인생사를 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