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악어 2

크롤(블루레이)

미국 남부의 플로리다주는 매년 악어 때문에 사건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2009년 허리케인 플로렌스가 닥쳤을 때 커다란 홍수가 발생했고 늪에 살던 악어떼가 밀려드는 물을 타고 마을로 들이닥치면서 주민들이 대피하는 소동을 빚었다. 플로리다 야생동물센터(FWC)에 따르면 1948년부터 2017년까지 악어가 사람을 공격한 사건이 401건이었다. 이 때문에 죽은 사람은 20명이 넘는다. 오죽했으면 플로리다는 약 40명의 공식적인 악어 사냥꾼을 주 정부가 고용하고 있다. 주 정부에서 면허를 받은 이들은 악어 출몰 신고를 받으면 출동해 악어를 도살한다. 플로리다는 1988년부터 악어의 지나친 증식을 막기 위해 악어 포획기간을 정해서 이 기간에 악어 사냥꾼들의 도살을 용인한다. FWC에 따르면 연간 6,000마리 악..

악어

1996년, 우연히 비디오가게에서 독특한 표지에 끌려 집어든 비디오 테이프 '악어'(1996년)는 새로운 발견이었다. 신선하면서도 놀라운 이야기, 특이한 영상과 캐릭터를 보여준 그 작품은 김기덕이라는 감독을 주목하게 만들었다. 우선 김 감독의 데뷔작인 이 영화가 시선을 끈 것은 머구리라는 독특한 소재였다. 머구리란, 잠수부를 뜻하는 옛말이다. 단순히 물 속에 들어가 일하는 잠수부가 아니라 물 밑바닥까지 내려가 난파선 인양이나 시신을 건져내는 궂은 일을 한다. 김 감독이 '악어'에서 그린 머구리는 그 중에서도 시체 인양을 전문으로 한다. 한강다리에서 투신한 사람들의 시신을 뒤져 금품을 가로채거나 유족들에게 돈을 받고 시신을 건져 올린다. 그야말로 험하디 험한 삶을 사는 주인공 앞에 한 여인이 투신하며 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