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안톤 후쿠아 6

사우스포(블루레이)

안톤 후쿠아(Antoine Fuqua) 감독의 '사우스포'(Southpaw, 2015년)는 챔피언에서 나락으로 굴러 떨어졌다가 재기하는 권투선수 이야기다. 많은 권투 영화가 그렇듯 이 작품도 좌절의 순간을 이겨내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는 설정이 '록키'와 비슷하다. 내용은 43승 무패의 전적을 갖고 있는 라이트 헤비급 권투선수 빌리(제이크 질렌할 Jake Gyllenhaal)가 잃었던 영광과 가족을 되찾기 위해 링에 서는 이야기다. 어느 날 도전자와 사소한 시비 끝에 가족을 잃는 비극을 겪은 빌리는 속절없이 무너진다. 급기야 딸마저 빼앗길 위기에 처하자 빌리는 다시 시작하는 심정으로 동네 체육관장 틱을 찾아간다. 틱(포레스트 휘태커 Forest Whitaker)은 빌리를 기본부터 다시 가르치며 변칙적인..

더 이퀄라이저2 (4K 블루레이)

안톤 후쿠아 감독의 '더 이퀄라이저2'(The Equalizer 2, 2018년)는 덴젤 워싱턴이 유일하게 속편을 찍은 영화다.덴젤 워싱턴은 지금까지 50여 편의 영화를 찍으면서 한 번도 같은 캐릭터를 두 번 연기한 적이 없다. 그런 덴젤 워싱턴이 속편을 찍었다는 것은 그만큼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는 뜻이다.그가 연기한 이 작품의 주인공 로버트 맥콜은 은둔형 히어로다. 요란하게 자신이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리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 묻혀있는 별 볼일 없는 존재처럼 행동하는 주인공이다.직업도 마트 점원이나 차량 운전기사다. 하지만 괴롭힘을 당하는 약자를 보면 참지 못하고 이득이 생기지 않더라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해결한다.그렇다고 람보나 코만도처럼 요란하게 총질을 해대는 것이 아니라 특수부대 시절 익힌..

더 이퀄라이저(4K 블루레이)

안톤 후쿠아 감독의 '더 이퀄라이저'(The Equalizer, 2014년)는 2012년 자살한 토니 스코트 감독이 만든 영화 '맨 온 파이어'와 비슷한 느낌의 영화다.두 편 모두 덴젤 워싱턴이 주연을 맡았는데, 단순히 배우가 같기 때문이 아니라 이야기가 안고 있는 분위기가 비슷하다. '맨 온 파이어'는 갱단에게 유괴된 어린 소녀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이고 '더 이퀄라이저'는 소녀를 매춘부로 만든 러시아 갱단을 응징하는 외로운 늑대의 싸움을 그렸다.둘 다 탁월한 무술 솜씨와 총솜씨를 지닌 주인공이 어린 여주인공을 위해 목숨을 건다는 설정이 닮았다. 여기에 '맨 온 파이어'에서는 어린 다코타 패닝이 등장해 열연했는데, 공교롭게 '더 이퀄라이저'에서는 제2의 다코타 패닝 소리를 들은 클로이 모레츠가 어려..

매그니피센트 7(블루레이)

서부극 '황야의 7인'이나 전쟁영화 '대탈주'는 어려서 TV '주말의 명화' 시간에 봤던 영화 중 아주 좋아하는 작품이다. 두 작품은 특히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 때 틀어주던 '특선영화'에도 여러 번 나왔는데 스티브 맥퀸, 제임스 코번, 찰스 브론슨 등은 두 작품 모두에 출연했다. 두 작품을 좋아했던 이유는 이야기도 재미있지만 명배우들이 무더기로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에 기라성 같은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들이 많지 않았는데 이 두 작품은 마치 올스타전을 보는 것 같았다. 그 중에서도 1960년 존 스터지스 감독의 '황야의 7인'은 율 브린너, 스티브 맥퀸, 찰스 브론슨, 제임스 코번, 로버트 본, 호르스트 부흐홀츠 등이 쉽게 잊혀지지 않을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덕분에 이 작품은 원작인 일본의 구..

더블타겟

저격수들의 이야기를 다룬 스나이퍼 영화는 항상 숨 막힐 듯한 긴장감으로 승부를 건다. 자신을 최대한 숨긴 채 보이지 않는 곳에서 한 방에 상대를 쓰러뜨리는 저격의 순간은 기나긴 인고 끝내 통쾌한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한다. 안톤 후쿠아 감독의 '더블 타겟'(Shooter, 2007년)은 스나이퍼 영화의 묘미를 제대로 갖춘 작품이다. 원래 마크 월버그를 안좋아해서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아주 재미있게 봤다. 과거 명 저격수였던 퇴역 해병이 뜻하지 않은 음모에 휘말려 대통령 저격범으로 쫓기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단순히 도망다니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함정을 파서 적을 유인해 훌륭하게 격퇴한다. 이 과정에서 '원 샷 원 킬'로 대표되는 저격의 묘미 뿐만 아니라 화끈한 액션까지 더해져 이야기가 시종일관 흥미진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