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알 파치노 12

시몬

앤드류 니콜 감독은 항상 작품 속에서 인간성 상실을 꼬집는다. 시나리오를 쓴 '트루먼쇼'가 그랬고, 데뷔작인 '가타카'도 마찬가지였다. 이 작품들 속 주인공은 완벽함을 추구하는 사람들 때문에 희생되는 주인공들을 그렸다. '시몬'(Simone, 2002년)도 마찬가지다. 이 작품은 스타에 미친 세상 때문에 컴퓨터로 만든 디지털 배우가 등장, 세상을 속이고 아카데미상까지 수상하는 촌극을 다뤘다. 결국 자신이 창조한 디지털 배우 시몬 때문에 되려 자유롭지 못한 삶을 살던 감독 빅터(알 파치노)는 급기야 컴퓨터에 들어있는 파일을 삭제하지만 되려 살인범으로 몰린다. 빅터가 아무리 시몬은 실존인물이 아닌 컴퓨터 그래픽이라고 해도 세상은 믿어주지 않는다. 그만큼 세상이 스타에 굶주려 왔던가. 앤드류 니콜 감독은 아이..

딕 트레이시

워렌 비티(Warren Beaty)가 감독, 주연한 '딕 트레이시'(Dick Tracy, 1990년)는 보고 나면 현란한 색깔만 기억난다. 체스터 굴드의 만화를 필름에 담은 이 작품은 만화를 각색한 작품답게 온통 그림 같은 풍경들로 가득하다. 현실세계에서 볼 수 없는 기이한 몰골의 인물들, 마찬가지로 만화책에나 어울릴 법한 찬란한 원색의 의상들이 물결친다. 반면 내용은 없다. 도시를 장악하려는 악당과 맞서는 형사 딕 트레이시의 활약이 줄거리지만 너무나 뻔한 이야기 전개와 빈약한 에피소드, 싱거운 인물 관계는 영화를 도식적인 틀 안에 가둬버리고 말았다. 알록달록한 그림만 보고 말게 아니라면 상영시간이 참으로 길게 느껴지는 영화다. 1.85 대 1 애너모픽 와이드 스크린을 지원하는 DVD 타이틀은 화질이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