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애니메이션 174

엔칸토 마법의 세계(블루레이)

바이론 하워드(Byron Howard)와 자레드 부시(Jared Bush), 채리스 카스트로스미스(Charise Castro Smith) 등 3명이 공동감독한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Encanto, 2021년)는 가족애를 강조하는 디즈니의 전형적인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품이다. 중남미 국가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내용은 산골 마을에서 마법으로 사람들을 돕는 가족 이야기다. 마법이 걸린 집에 사는 마드리갈 가족은 신비한 집의 효능으로 날씨를 바꾸고, 음식으로 사람을 치료하며 괴력을 발휘하는 등 한 가지씩 마법 특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 미라벨만 특기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미라벨은 다른 형제자매와 달리 눈에 보이는 특기는 없지만 모두를 화합으로 이끌고 위기에 빠진 집을 구해..

별의 목소리(블루레이)

'별의 목소리'(The Voices of a Distant Star, 2002)는 유명한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 신카이 마코토(新海誠)의 초창기 작품이다. 약 25분 분량의 중편인 이 작품은 신카이 감독 혼자서 2년 동안 만들었다. 컴퓨터를 이용해 직접 각본을 쓰고 그림까지 그렸다. 작품의 완성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 '초속 5센티미터' '별을 쫓는 아이' '너의 이름은' 등 훗날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들의 모태가 됐다. 내용은 외계 생명체와 싸우는 미래의 지구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사랑이야기다. 공동으로 결성한 유엔 우주군에 중학교 3학년 여학생이 로봇 조종사로 뽑혀 출전하면서 남자 친구와 생이별을 하게 된다. 두 사람은 우주에서 끊임없이 메일을 주고받지만 지구에서 멀어질수록 ..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블루레이)

애니메이션은 무엇보다 그림을 잘 그려야 한다. 그림을 잘 그리면 내용이 좀 떨어져도 보게 된다. 신카이 마코토(新海誠) 감독의 저패니메이션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雲のむこう, 約束の場所 2004년)가 대표적 경우다. 내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일 연합군과 여기 맞서는 유니온 등 두 개로 갈라진 세력이 대치하는 가상현실을 배경으로 한다. 유니온 지배하에서 살아가는 히로키와 타쿠야, 사유리 등 세 청소년은 홋카이도에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솟은 탑에 도달하는 것이 꿈이다. 이를 위해 두 소년은 비행기를 만들지만 어느 날 사유리가 사라지면서 두 소년마저 뿔뿔이 흩어진다. 사유리가 갇혀 있는 것을 알게 된 두 소년은 소녀를 구하기 위해 포기했던 비행기를 다시 가동해 탑을 향해 날아간다. 두 소년과 한 ..

씽(블루레이)

가스 제닝스(Garth Jennings) 감독의 '씽'(Sing, 2016년)은 적절하게 춤과 노래를 가미한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이 작품은 한마디로 상금을 놓고 노래 경연대회를 벌이는 동물들의 슈퍼스타 K다. 내용은 망해가는 극장을 운영하는 코알라 문(매튜 맥커너히 Matthew McConaughey)이 극장을 살리기 위해 오디션을 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툭하면 눈알이 빠지는 늙은 도마뱀 여비서가 실수로 1,000달러의 우승 상금을 10만 달러로 잘못 쓴 바람에 지원자들이 구름같이 몰려든다. 제닝스 감독은 이렇게 몰려든 지원자들에게 각각의 사연과 개성을 부여하면서 슈퍼스타 K 같은 드라마를 만든다. 25남매를 둔 엄마 돼지 로지타(리즈 위더스푼 Reese Witherspoon)는 뒤늦게 자신의 정..

폴라 익스프레스(4K)

'백 투 더 퓨처'와 '포레스트 검프'를 만든 로버트 제멕키스(Robert Zemeckis) 감독의 '폴라 익스프레스'(The Polar Express, 2004년)는 크리스마스에 잘 어울리는 따뜻한 애니메이션이다. 산타를 믿지 않던 소년이 북극행 기차를 타고 산타의 마을을 다녀온 뒤 성탄절을 믿게 된다는 내용은 1986년에 나온 크리스 반 알스버그의 동화가 원작이다. 내용뿐 아니라 삽화를 직접 그린 원작자 알스버그가 수석 프로듀서로 참여해 원작의 그림을 그대로 살렸다. 이 작품이 따뜻하게 다가오는 것은 익히 알려진 내용보다 그림 때문이다. 원작의 파스텔화를 그대로 살린 것처럼 부드러운 컴퓨터 그래픽은 손그림처럼 따스한 느낌을 준다. 미국에서는 개봉 당시 인물들의 표정을 실사에 가깝게 표현하다 보니 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