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 시리즈는 수 많은 TV 시리즈와 극장물로 수도 없이 되풀이된 작품이다. 그래서 신 극장판 3부작은 개봉 전부터 호기심과 더불어 사람을 질리게 만들었다. 3부작의 시작인 '에반게리온 서'가 기존 시리즈의 연장선상에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품이라면 두 번째 작품인 '에반게리온 파'(2009년)는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지구의 수호신을 자처한 에바가 떼거지로 등장해 무지막지한 위력을 보여주는 사도와 맞서 혈투를 벌인다. 그 속에서 에바를 조종하는 소년과 소녀는 실존에 대한 의문과 복잡하게 얽힌 감정선을 드러내며 고민한다. 이 작품이 특이한 것은 처절한 전쟁 영화 같은 로봇들의 전투 장면이다. 관절에서 피를 내뿜고 로봇과 인간이 한 몸이 돼서 느끼는 고통은 이 작품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