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오시이 마모루 8

공각기동대(블루레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저패니메이션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1995년)를 처음 봤을 때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전뇌(電腦), 인형사 등 단어부터 생소했고 주인공인 쿠사나기 모토코의 정체도 쉽게 파악이 되지 않았다. 로봇인지 사람인지 헷갈리는 상황에서 마지막 결말을 보면 유령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그만큼 모호한 존재가 등장하는 이 작품은 다분히 실존주의 철학의 냄새마저 강하게 풍기는 작품이었다. 너는 누구인가, 실존주의적인 질문을 던지다 이 작품이 등장한 1995년은 국내에 인터넷 조차도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1994년 국내 최초의 민간 인터넷 업체인 아이네트가 등장해서 이메일 계정을 판매했지만 사람들은 무엇에 쓰는 것인지 몰랐다. 여전히 모뎀을 이용해 PC통신을..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4K 블루레이)

루퍼트 샌더스 감독의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Ghost in the Shell, 2017년)은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유명한 저패니메이션을 실사로 만든 영화다.그러나 의도만 좋았을 뿐 결과는 실망스럽다. 내용은 공안 9과의 리더인 소령이 전자두뇌를 해킹한 범죄자들을 추격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뤘다.소령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과거를 찾게 되고 이를 통해 뜻밖의 비밀을 알게 된다. 루퍼트 샌더스 감독은 공각기동대의 팬이라고 하는데, 원작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원작 만화에서 냉철한 판단과 컴퓨터 같은 분석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인 공안 9과의 소령이 영화에서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찾아 방황하는 사춘기 소녀 같은 캐릭터로 나온다. 그렇다 보니 모든 것이 네트워크로..

기동경찰 패트레이버2 극장판(블루레이)

첨단 산업에 대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회의적인 시각과 우려는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2'(1993년)에서도 여전하다. 그러면서도 메카닉에 대한 마니아적 집착은 변함없다. 전편에 이어 4년 만에 나온 두 번째 극장판은 전체적인 분위기와 전편과 닮았다. 여전히 전자전과 정보테러에 대한 우려와 불신 속에 뜻하지 않은 괴전투기가 민간 시설을 공격하며 사건이 벌어지는 내용이다. 이번 작품에서 대립하는 두 집단은 자위대와 기동대다. 자위대가 나선 만큼 F16과 F15 등 현용 무기들을 변경한 병기들이 등장한다. 그만큼 밀리터리 마니아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취향이 그림 곳곳에 반영돼 정밀하고 정교하게 묘사됐다. 다만 아쉬운 것은 패트레이버의 활약이 여전히 만족스러울 만큼 많이 나오지 않는다는 점이다. 후반 1..

기동경찰 패트레이버 극장판(블루레이)

'기동경찰 패트레이버'는 오리지널 비디오 애니메이션(OVA) 시리즈와 만화가 동시에 시작된 작품으로, 인기를 끌자 1989년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극장판으로 만들었다. OVA나 만화책과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이 아닌 독립 작품이다. 극장판의 성공으로 TV애니메이션 시리즈로도 제작됐다. 내용은 미래의 일본을 배경으로 작업용 로봇에 탑재된 운영체제(OS)에 문제가 발생해 폭주하는 로봇들에 맞서 로봇경찰이 제압하는 이야기다. '공각기동대'를 만든 오시이 마모루 감독답게 이 작품 역시 그의 암울한 세계관이 배어 있다. 우선 컴퓨터바이러스를 접목해 당시로서는 첨단 기술인 컴퓨터 범죄를 다뤘고, 이를 통해 인간을 편리하게 하는 기술이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메시지만 그런 것이 아니라 쓸쓸하고 우울..

공각기동대 S.A.C 2nd GIG(블루레이)

시로 마사무네의 원작 만화를 토대로 한 극장판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가 성공한 후 제작진은 이를 TV시리즈로 만들었다. 그 작품이 바로 2002에 나온 '공각기동대 S.A.C'(http://wolfpack.tistory.com/entry/공각기동대-SAC-블루레이)이다. TV 시리즈 역시 극장판 못지 않게 성공하자 2005년 제작진이 그대로 다시 모여 만든 속편이 '공각기동대 S.A.C 2nd GIG'이다. 역시 카미야마 켄지 감독이 시리즈 구성과 총괄 감독을 맡았고 칸노 요코가 음악을 담당했다. 마찬가지로 공안 9과라는 일종의 특수 경찰이 등장해 '개별 11인'이라는 강력한 테러 집단과 대결을 벌인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극장판 감독을 맡은 오시이 마모루가 참가했다는 점이다. 오시이 마모루는 전체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