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우피 골드버그 5

라이온 킹(4K)

디즈니 애니메이션 가운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 로저 알러스와 롭 민코프 감독의 '라이온 킹'(The Lion King, 1994년)이다. 이야기와 그림보다 음악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영화 성공 이후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처음 영화가 시작되며 황금빛으로 떠오르는 해와 함께 아프리카 말로 힘차게 터져 나오는 'Circle of Time'을 들으면 가슴이 벅차다.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스카가 야욕을 드러내는 장면에 흐르는 'Be Prepared'. 제레미 아이언스의 낮게 깔리는 목소리와 합창이 더해지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이 음악들은 기사 작위를 받은 영국의 팝가수 엘튼 존이 작곡을 하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에비타' 등 록 뮤지컬에 빛나는 작사가 팀 라이스가 가사를 썼으며, 유명 영화음악가 ..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 투어링 이어즈(블루레이)

론 하워드 감독의 다큐멘터리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 투어링 이어즈'(The Beatles: Eight Days A Week - The Touring Years, 2016년)는 비틀스 팬들을 위한 선물이다. 내용은 비틀스가 열심히 공연에 치중하던 1963년부터 1966년까지 4년간의 라이브 활동을 다룬 기록물이다. 이후 비틀스는 앨범 제작에 집중했다. 비틀스의 공연 기록 영상과 당시 이를 관람했던 팬들, 그리고 폴 매카트니, 링고 스타의 촬영 인터뷰와 존 레넌, 조지 해리슨의 기록 인터뷰로 구성돼 있다. 당시 비틀스 공연을 본 어린 팬들 인터뷰 중에는 지금은 대스타가 된 시고니 위버, 우피 골드버그와 영화감독 리처드 커티스 등이 있다. 놀라운 것은 50여 년 전 기록물인데도 놀라울 정도로 깨끗하게 ..

엘튼 존 60 라이브 앳 매디슨스퀘어 가든(블루레이)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날이면 듣기 좋은 노래가 엘튼 존의 'We All Fall in Love Sometimes'이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말하지, 오늘 비가 올 것 같다고'(wise men say, it looks like rain today...)로 시작하는 노래는 '우리는 모두 때때로 사랑에 빠지네'(we all fall in love sometimes)로 마무리된다. 이 노래가 수록된 음반은 명반으로 꼽히는 '캡틴 판타스틱 앤 브라운 더트 카우보이' 앨범이다 재킷을 양면으로 쫙 펼칠 수 있게 제작된 이 LP 음반은 만화같기도 하고, 딥 퍼플의 음반 'April' 커버로 쓰여 유명한 네델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슈의 그림을 연상케 하는 독특한 커버가 인상적이다. 이 음반에서 가장 자주 들었던 곡이..

사랑과 영혼 (블루레이)

1965년에 발표된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노래 'Unchained Melody'를 전세계적으로 다시 크게 히트시킨 제리 주커 감독의 '사랑과 영혼'(Ghost, 1990년)의 플롯은 단순하다. 여자를 너무도 사랑했던 남자가 죽어서도 여자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지켜주는 이야기로, 마치 '금오신화'나 '양생'의 설화와 비슷하다. 단순한 이야기를 엄청난 히트작으로 만든 비결은 음악과 맞아 떨어지는 기가 막힌 영상과 개성이 살아있는 캐릭터의 힘이다. 특히 압권은 라이처스브라더스가 부른 'Unchained Melody'에 맞춰 주인공 남녀가 도자기를 빚는 장면. 언뜻보면 웃기고 황당할 것 같지만 느린 템포의 음악에 맞춰 서서히 물레가 돌아가면서 두 남녀가 벌이는 몸짓이 어지간한 정사씬 보다도 훨씬 더 에로틱하다. ..

토이스토리3 (블루레이)

책장 한켠에 국민학교때 읽던 계림문고가 아직도 꽂혀있다. 소중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깃들어 있기에 그 가치는 책값을 뛰어 넘는다. 중학생 시절 가방에 넣어 갖고 다니던 삼중당문고, 아리랑사의 학생소설선집 등을 버리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렇기에 '토이스토리3'(Toy Story3, 2010년)에서 대학에 진학하는 앤디가 차마 장난감을 떼어놓지 못하는 심정을 알 것 같다. 리 언크리치 감독의 이 작품은 추억과의 이별을 다룬 애니메이션이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들 수록 좋든 싫든 이별하는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별이란 생각만큼 쉽지 않은 법, 특히 좋았던 추억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작품은 장난감이라는 소재를 통해 추억과 이별하면서 나이를 먹어가는 법을 그렸다. 정작 장난감들이 벌이는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