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워쇼스키 형제 3

브이 포 벤데타(4K)

제임스 맥티그 감독의 '브이 포 벤데타'(V For Vendetta, 2005년)는 '매트릭스'에 이어 워쇼스키 형제의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또다른 스타일리쉬 액션 영화다. 워쇼스키 형제가 각색하고 제작한 이 작품 역시 절대권력이 통제하는 미래사회에서 자유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외로운 영웅의 이야기다. '매트릭스'가 컴퓨터가 조종하는 사회에서 활약하는 디지털 전사의 이야기였다면 이 작품은 조지 오웰의 '1984'처럼 절대 권력의 억압체제 속에서 16세기 식으로 싸우는 복고풍 전사가 주인공이다. 존 허트가 닮은 서틀러 의장은 히틀러를 연상케 한다. 강력한 보안 조직을 통해 국민들을 통제하고 반정부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사람들은 강제수용소로 보낸다. 강제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생화학 무기를 위한 실험 도구로 쓰..

닌자 어쌔신

'닌자 어쌔신'(Ninja Assassin)은 '매트릭스' 시리즈를 만든 워쇼스키 형제가 제작을 맡고, 가수 비가 주연을 해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감독은 '브이 포 벤데타'를 만들었던 제임스 맥티그. 잔인하다고 입소문이 나서 궁금했는데, 의외로 만화같은 영상은 생각만큼 잔인하지 않았다. 표창과 칼이 난무하는 바람에 팔, 다리가 잘려나가고 피가 분수처럼 솟구치지만 마치 비디오 게임처럼 너무 비현실적이어서 오히려 무덤덤하게 다가온다. '매트릭스' 2편과 3편에서 조감독을 맡고, '브이 포 벤데타'를 연출한 감독답게 제임스 맥티그는 이 작품에서 화려한 액션을 보여준다. 궤적을 그리며 날아가는 표창과 허공을 누비는 비의 액션이 게임처럼 묘사됐다. 그에 비해 내용은 빈약하다. 자신을 길러준 조직에 맞선 외로운 ..

영화 2009.12.06

스피드 레이서 (블루레이)

1970년대 흑백TV 시절, 저녁 6시면 애국가가 끝나고 어린이 시간대에 '달려라 번개호'가 방영됐다. 자동차에서 톱날이 튀어나오고, 본네트가 열리며 제비가 발사되고 잠수함처럼 물 속을 달리던 번개호는 당시 아이들에게 최고 인기였다. '세계를 주름잡는 용감한 번개호...'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주제가가 지금도 기억날 정도. 그때의 소중했던 기억이 있기에 '매트릭스'의 워쇼스키 형제가 '달려라 번개호'를 토대로 '스피드 레이서'(Speed Racer, 2008년)를 만든다고 했을 때 나름대로 궁금함과 기대가 컸다. 그러나 적어도 이 작품 만큼은 워쇼스키 형제가 '매트릭스'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잊는게 좋다. 일본의 인기 TV만화 시리즈를 토대로 한 만큼 영화는 TV 애니메이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만화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