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윌리엄 메이시 4

쥬라기공원 3(4K 블루레이)

시리즈의 3번째 작품인 '쥬라기공원3'(Jurassic Park 3, 2001년)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감독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1,2편을 이끌었던 스티븐 스필버그 대신 조 존스톤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 존스톤은 '인디아나 존스' 시리즈의 1편인 '레이더스' 에서 스필버그와 함께 일했던 인물. 그는 '쥬라기공원' 1편 성공 후 스필버그에게 속편을 감독하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당시 스필버그는 속편은 자신이 하겠지만 3편을 만든다면 감독을 맡기겠다고 답했다. 실제로 3편이 제작되면서 약속대로 존스톤이 감독을 하게 됐다. 감독이 스필버그가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존스톤도 꽤 유명하고 볼 만한 오락영화를 여러 편 내놨다. 이 작품 이전에 '애들이 줄었어요' '인간 로켓티어' '영 인디아나 존스..

러덜리스 (블루레이)

영화 '러덜리스'(Rudderless, 2014년)는 노래를 부른 가수보다 사연이 더 관심을 끄는 영화다. 보통 음악영화라면 관련 음악가의 삶이나 성공과 실패에 초점을 맞추기 마련이다. 이 영화 또한 러덜리스라는 밴드가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과정을 담았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밴드의 성공이 아닌 그들이 부르는 노래에 초점을 맞췄다. 잘 나가던 광고기획자였던 샘은 어느날 뜻밖의 사고로 아들을 잃는다. 그때부터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폐인처럼 지내던 샘은 아들이 남긴 자작곡들을 듣고 우연히 술집에서 노래를 불렀다가 일약 스타가 됐다. 뜻하지 않게 중년의 나이에 젊은 친구들과 밴드를 결성한 샘은 아들의 노래로 새로운 삶을 맞는다. 하지만 노래에 얽힌 비밀이 드러나면서 밴드는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된다. 그만큼 이 ..

파고 (블루레이)

코엔 형제의 '파고'(Fargo, 1996년)는 여름에 보면 더 좋은 걸작이다. 끝없이 펼쳐진 설원이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면서, 얽히고 설키는 범죄 사기극이 손에 땀을 쥐게 하기 때문이다. 영화는 시작부터 대뜸 '실화'라는 자막으로 겁을 준다. 하지만 이 또한 사기극이다. 사실은 모두 코엔 형제가 지어낸 이야기이기 때문. 코엔 형제는 "어차피 영화 자체가 허구아니냐"는 대답으로 뻔뻔한 사기극을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과연 코엔 형제답다. 이 작품은 돈을 탐낸 소심한 사내의 어처구니없는 사기극이 피비린내나는 비극으로 막을 내리는 내용이다. 절묘하게 아귀가 맞아 떨어지며 감탄을 자아내는 이야기는 코엔 형제의 탄탄한 시나리오 덕분이다. 여기에 개성파 배우들의 맛깔스런 연기를 보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언제나 ..

셀룰러

데이비드 엘리스 감독의 '스릴러'는 뜻하지 않게 발견한 아주 괜찮은 스릴러다.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거두절미하고 바로 사건이 시작되는 속도감 넘치는 진행과 한 편의 추리 소설을 보는 것처럼 잘 짜맞춘 이야기는 영화보는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 어느날 갑자기 괴한들에게 납치된 여교사가 부서진 전화로 미지의 청년에게 구원을 요청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긴장의 포인트는 전화가 절대 끊겨서는 안된다는 점. 전선을 마찰시켜 전화를 걸었기 때문에 끊기면 동일인에게 다시 걸 방법이 없다. 절대 전화가 끊기면 안되는 상황은 조엘 슈마허 감독의 '폰 부스'를 닮았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폰 부스'의 극본을 쓴 래리 코엔이 이 작품의 극본을 썼다. 차이가 있다면 '폰 부스'는 유선 전화, 이 작품은 휴대폰이 소재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