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국내 개봉한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1953년)은 이탈리아(Italy)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로마(Rome)라는 놀라운 도시를 알렸다. 언감생심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에 가는 일을 꿈도 못 꾸던 시절에 사람들은 그렇게 스크린으로 로마를 구경했다. 이런 사정은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여권을 발급받아 해외로 갈 수 있었던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른 뒤 자신감을 얻은 전두환 정권에서 1989년 1월 1일 해외여행 자유화를 시행한 이후였다. 로마를 제대로 알린 첫 사랑 같은 영화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보다 먼저 만난 로마를 30년이 넘게 스크린으로만 구경했다. 이후 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