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음악 76

자드 'What a Beautiful Moment' Live(블루레이)

자드의 최초이자 유일한 전국 투어 라이브를 담은 'What a Beautiful Moment' 라이브 블루레이는 구입을 만류하고 싶은 타이틀이다. 우선 케이스부터 허접하다. 기존 같은 내용의 DVD 타이틀과 표지 사진만 달라졌을 뿐 아웃케이스는 DVD 타이틀과 동일한 디자인의 두툼한 케이스다. 내부에 소잭차도 DVD 타이틀에 들어 있는 것과 동일하다. 심지어 디스크를 담은 플라스틱 케이스도 블루레이용이 아닌 시커먼 DVD용이다. DVD 타이틀과 달리 내부에 속지하나 없다. 기대이 미치지 못하는 평균 이하의 블루레이 타이틀 가장 중요한 화질은 블루레이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로 좋지 않다. 풀HD로 리마스터링했다길래 많이 개선됐기를 기대했는데 과거 구입한 DVD 타이틀의 화면비를 확대해서 수록한게 아닌가 의..

X-japan - The Last Live(블루레이)

1996년으로 기억한다. 일본 출장을 처음 갔을 때 도쿄에서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신주쿠에 있던 타워레코드와 HMV였다. 그곳에서 내가 CD를 구입한 가수는 딱 2명이다. 이츠와 마유미와 X-japan이다. 고교시절과 대학시절 복사한 카세트테이프로만 듣던 이들의 음악을 생생한 CD음으로 듣고 싶어 상당히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음반을 몽땅 긁어왔다. 당시 X-japan이 해산전이어서 달리아 파이널 공연에 대한 홍보물이 3집인 '달리아' 음반 속에 들어 있었다. X-japan은 그 뒤로 일본 갈때마다 '달리아 파이널투어' VHS, '라스트 라이브' DVD 등을 틈틈히 사왔다. 그들의 노래 가운데 'Endress Rain' '紅' 'X' 등 즐겨 듣는 곡이 많지만 가장 좋아하는 곡은 3집 '달리아'..

드럼라인

찰스 스톤 3세 감독의 '드럼라인'(Drumline, 2002년)은 고교 시절 밴드부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아이들이 가장 기피하던 특별활동반이 밴드부였다. 군대같은 조직문화 속에 구타가 워낙 많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군대처럼 여러 명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다보니 유독 군기를 세게 잡았던 모양이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 미국이라고 다를 게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속 주인공인 대학 밴드부 역시 혹독한 얼차려로 부원들의 혼을 빼놓는다. 팀웍이 중요한 밴드부의 특성상 아무리 잘난 천재라도 독불 장군식 독주는 용납할 수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영화는 북치는 재주를 타고 난 주인공이 대학 밴드부에서 조직 문화에 적응해 가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밴드부들의 요란한 공연을 다룬 ..

파파로티

삐뚫어진 제자를 선생이 바른 길로 인도하는 이야기는 1955년 리차드 브룩스 감독의 '폭력교실'(http://wolfpack.tistory.com/entry/폭력교실) 이후 숱하게 되풀이된 소재다. 그래서 윤종찬 감독이 동어반복적인 이야기를 피하기 위해 꺼내든 카드는 실화와 클래식이다. 조폭 출신 고교생이 노래를 기가 막히게 잘 부르는 덕분에 성악가로 거듭나는 이야기는 예전 TV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해 노래를 불렀던 고교생 김호중 군의 실제 이야기다. 윤 감독은 그를 여러 번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고, 선생의 격려와 전폭적인 지원으로 마음을 돌렸다는 대목에서 모티브를 가져 왔다. 당시 그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김 군의 모습이 기억나는데, 영화에서는 전혀 다르게 생긴 이제훈이 김 군 역할을 맡았다. 이 ..

영화 2013.03.22

마릴린 맨슨 'Guns, God and Government' Live in LA (블루레이)

마릴린 맨슨을 처음 만난 것은 1996년이다. 그가 낸 앨범 'Smells Like Children' 중 유리스믹스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Sweet Dreams'에 홀딱 반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이 곡은 맨션 쇼크의 시작이었다. 빠른 리듬에 실린 애니 레녹스의 중성적 목소리가 매력이었던 원곡과 달리 마릴린 맨슨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참는 듯한 낮게 깔리는 목소리로 으르렁거리며 느리게 시작해 후렴구를 폭발하듯 소리치며 불러제껴 음습함과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끼게 만들었다. 마릴린 맨슨은 노래 만큼이나 기괴한 인물이다. 1969년생이니 올해 마흔 셋. 그의 본명은 브라이언 휴 워너다. 예명인 마릴린 맨슨은 1960년대 미국 영화계의 섹스 심벌이었던 마릴린 먼로와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아내인 배우 샤론 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