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청준 2

서편제(블루레이)

우리 영화 사상 최초로 100만 관객 기록을 세운 임권택 감독의 '서편제'(1993년)는 안타깝고 처절한 이야기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영화다. 이청준의 연작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이 작품은 소리에 미쳐 세상을 떠도는 소리꾼 유봉(김명곤)과 양딸 송화(오정해), 아들 동호(김규철)의 삶이 얽힌 가슴 아픈 이야기다. 여기저기 떠돌며 소리로 먹고사는 유봉은 북을 치는 아들과 소리를 하는 딸의 실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혹독하게 가르친다. 이 과정에서 아들 동호는 소리에 미친 아버지 때문에 어머니가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 못해 죽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아버지를 원망하며 뛰쳐나간다. 그렇게 아들을 잃은 유봉은 나이 들어 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게 되면서 딸에게 더욱 집착한다. 무엇보다 완벽한 소리를 만들기 위해 딸..

천년학

'천년학'(2007년)은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작품이다. 국내 뿐 아니라 외국에서도 100편의 작품을 만든 감독은 흔치 않다. 그만큼 '천년학'은 임 감독 개인 뿐 아니라 우리 영화계 전체에 걸쳐 의미가 큰 작품이다. 그래서 임 감독이 100번째 작품으로 '서편제'의 후속작인 '천년학'을 고른 이유가 짐작이 간다. 1993년 개봉한 '서편제'는 당시로서는 기록적인 100만 관객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이 작품은 소설가 이청준의 '남도사람' 연작 가운데 3번째 작품이다. 첫 번째인 '서편제'와 두 번째인 '소리의 빛'은 영화 '서편제'로 합쳐졌고 세 번째 작품 '선학동 나그네'가 이번에 '천년학'이라는 이름으로 제작됐다. 당시 '서편제'의 후속작을 바로 제작하지 않은 이유는 막판 학이 날아오르는 장면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