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이탈리아 56

로마의 휴일(블루레이)

1955년 국내 개봉한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1953년)은 이탈리아(Italy)가 어디 붙어 있는지도 모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로마(Rome)라는 놀라운 도시를 알렸다. 언감생심 비행기를 타고 다른 나라에 가는 일을 꿈도 못 꾸던 시절에 사람들은 그렇게 스크린으로 로마를 구경했다. 이런 사정은 대학을 다니던 1980년대까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자유롭게 여권을 발급받아 해외로 갈 수 있었던 것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른 뒤 자신감을 얻은 전두환 정권에서 1989년 1월 1일 해외여행 자유화를 시행한 이후였다. 로마를 제대로 알린 첫 사랑 같은 영화 그렇게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행보다 먼저 만난 로마를 30년이 넘게 스크린으로만 구경했다. 이후 로..

존 윅 리로드(4K 블루레이)

'존 윅 리로드'(John Wick Chapter 2, 2017년)는 화끈한 액션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영화다.스턴트맨 출신인 채드 스타헬스키가 전작인 '존 윅'에 이어 감독을 맡았다.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매트릭스' 3부작에서 키아누 리브스의 대역을 했던 인물로, 스턴트 전문 회사까지 차린 전문가다.매트릭스에서 주연과 대역배우로 만난 키아누 리브스와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 주연과 감독으로 만났다. 스턴트맨 출신 감독인 만큼 액션 설계가 남다르다.로마 지하묘지에서 벌이는 총격전이나 현대미술관 내 싸움, 거울방 격투 등을 보면 지근거리에서 벌어지는 인물들 간에 총격전이 한 편의 쿵후 대결을 보는 것 같다. 특히 미술관에서 벌어지는 총격전은 영화 '아저씨'의 막판 칼싸움을 보는 것 같다.다만..

로마 위드 러브(블루레이)

2,7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로마(Rome)는 시 자체가 살아 있는 박물관이다. 그래서 우디 앨런은 로마를 "도시 자체가 예술 작품인 곳"이라고 칭했다. 거리 곳곳이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유적이고 나름 운치와 멋을 지닌 카페, 식당, 상점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여행자라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거리를 따라 걷다 보면 중세 낭만주의 시대를 거쳐 아득한 고대 로마제국으로 이어지는 시간 여행을 하게 된다. 그렇게 걷다가 지치면 아무 카페나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어가서 다리 쉼을 하며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봐도 좋고,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도처에 널려 있는 성당에 들어가 수백 년 전 화가들의 그림을 바라보며 조용히 명상에 잠길 수 있다. 이처럼 여기저기 멋과 낭만, 볼거리와 역사가 가득한 도시도 흔치 않으리라..

007 카지노로얄(4K 블루레이)

제임스 본드가 달라졌다. 21번째 007 시리즈인 '카지노 로얄'(Casino Royal, 2006년)에 한 마리 들짐승같은 제임스 본드가 등장한다. 말쑥한 옷차림으로 여자들을 유혹하는 바람둥이 기질, 어떤 싸움에서도 다치는 일 없이 적들을 모두 제압하는 슈퍼맨같은 007은 사라졌다. 또 기존 시리즈의 전매특허였던 황당무계한 비밀무기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 바람에 비밀무기를 만들어주던 Q도 사라졌다. 아울러 007의 트레이드마크인 마티니도 마시지 않는다. 플레이보이 겸 슈퍼맨 같은 첩보원과 비밀무기가 빠진 007 시리즈는 온전한 액션물로만 존재한다. 여기 맞춰 다니엘 크레이그가 연기한 007은 더 할 수 없이 거칠고 비정하며 폭력적이다. 티모시 달튼을 제외하고 숀 코네리, 로저 무어, 피어스 브로스넌, ..

원더우먼: 4K 블루레이

원더우먼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것이 린다 카터다.초등학교를 다니던 1970년대 TV 시리즈 '원더우먼'에서 봤던 린다 카터는 세상에서 가장 예쁜 여인이었다. 1972년 미스월드 USA 1위였던 그는 활짝 웃는 미소가 일품인 용모와 글래머러스한 몸매로 원더우먼 팬들을 사로잡았다.훗날 컬러 TV 시대에 다시 방영된 원더우먼은 한술 더 떠 컬러풀한 의상까지 과시했다. 워낙 린다 카터의 용모가 뛰어나서 원더우먼을 실사로 만든다면 과연 그만한 배우가 있을까 싶었다.그런데 패티 젠킨스 감독의 '원더우먼'(Wonder Woman, 2017년)은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원더우먼을 연기한 갤 가돗은 미모를 앞세운 TV 시리즈와 달리 힘과 화려한 액션을 더했다.미모는 사람에 따라 린다 카터만 못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컴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