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인셉션 3

인셉션 (4K 블루레이)

개인적인 자의식의 세계를 여럿이 공감하도록 객관화 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셉션'(Inception, 2010년)이 공감대를 얻는데 실패한 이유다.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무의식의 세계인 꿈 속에 들어가 생각을 훔친다는 설정은 기발하고 참신하지만, 이를 설득력있는 이야기로 풀어내는데는 실패했다. 설명하기 쉽지 않은 의식의 세계를 정교하게 그리지 못했기 때문. 그렇다보니 이해하기 힘들고 복잡하다는 지적과 다의적인 해석이 나오는 불친절한 영화가 돼버렸다. 프리즘에 부딪쳐 산산히 갈라지는 빛의 색깔을 하나로 표현할 수 없듯, 제각기 눈에 보이는 대로 갑론을박하는 관객의 이견을 탓할 수 없다. 그렇게 만든 놀란 감독에게 문제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메멘토' '프레스티지' '배트..

다크나이트 라이즈

배트맨이 나오는 '다크나이트' 시리즈를 꽤 재미있게 봤기에 이번 작품도 기대가 컸다. 다크나이트는 밤을 좋아하고 박쥐 복장으로 숨어 다니는 배트맨 특유의 음울한 서정을 잘 담아낸 시리즈다.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는 '다크나이트 라이즈'(The Dark Knight Rises, 2012년) 역시 그런 분위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암울한 분위기는 참담할 정도로 깊어져 도시 하나가 파멸의 위험에 잠긴다. 악이 강할수록 영웅은 돋보이는 법. 언제나 그렇듯 무력한 공권력을 대신해 악을 응징하는 배트맨의 활약이 전작 못지 않게 요란하다. 하지만 전작들보다 배트맨의 등장이 많이 줄었다. 영웅도 나이를 먹어 관절이 예전 같지 않고 주먹도 많이 약해졌다. 그 바람의 영웅은 강철같은 악당 베인을 만..

영화 2012.07.21

인셉션

'인셉션'(Inception)은 현대판 판타지다. 마법과 괴물이 오가는 대신 사람들의 생각과 꿈을 훔친다. 사람들의 꿈 속에 침투할 수 있는 기술과 능력을 지닌 둠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일본 기업가 사이토(와타나베 켄)의 의뢰로 거대 합병 기업의 총수 후계자인 피셔(킬리언 머피)의 꿈에 침투한다. 그곳에서 코브는 피셔의 무의식과 싸워가며 사이토의 의뢰와 자신의 미래를 위한 싸움을 벌인다. 감독은 기발한 작품을 잘 만들기로 유명한 크리스토퍼 놀란. 단기 기억상실증 환자가 온 몸에 문신을 새겨 기억하는 '메멘토', 세계 최고 마술사들이 환상적 대결을 벌이는 '프레스티지', 배트맨을 느와르의 영웅으로 만든 '다크나이트'와 '배트맨 비긴즈' 등 화제작들을 줄줄이 만든 인물이다. 놀란 감독은 전작들에 매..

영화 2010.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