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자넷 리 2

싸이코(4K 블루레이)

영화 사상 걸작 공포물을 꼽으라면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작품이 바로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 감독의 '싸이코'(Psycho, 1960년)다. 다중 인격의 젊은이가 벌이는 살인 행각을 다룬 이 작품은 공포 영화 특유의 긴장감과 미스테리물의 궁금증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관객이 끝까지 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특히 잔혹한 장면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공포감을 절정으로 끌어 올리는 점이 놀랍다. 이를 위해 히치콕은 행위 직전에 커트를 넘겨 칼에 찔리는 잔혹한 장면은 보여주지 않고 관객이 상상하게 만드는 교묘한 방법으로 관객의 공포심을 자극하며 검열의 잣대도 피해갔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의 공포는 관객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셈이다. 히치콕이 참 영리한 감독이라는 것을 재삼 느낄 수 있다. ..

악의 손길(블루레이, 감독판)

국내에서는 '검은 함정'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오손 웰스(Orson Welles) 감독의 흑백 영화 '악의 손길'(Touch Of Evil, 1958년)은 비운의 걸작이다. 자신의 연출력을 과신했던 오손 웰스는 시나리오의 완성도가 떨어져도 작품을 훌륭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고른 작품이 이 작품이었다. 오손 웰스는 중요한 배역인 퀸란 형사를 맡는 조건으로 적은 보수만 받고 출연과 연출까지 했다. 당시 몇 년 간 유럽에 머물며 이렇다 할 작품 활동을 하지 못했던 오손 웰스는 어떻게든 이 작품으로 할리우드에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오손 웰스는 부족하다고 생각한 시나리오를 연출 현장에서 몇 번씩 다시 고쳐 썼다. 비운의 저주 받은 걸작 그렇게 해서 당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