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인 오스틴 3

엠마(블루레이)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영국의 여류 소설가 제인 오스틴(Jane Austen)은 1815년에 발표한 4번째이자 마지막 소설 '엠마'의 주인공을 사람들이 싫어할 것으로 생각했다. 부유한 귀족 가문의 딸로 곱게 자란 엠마는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자기 중심적인 인물이다. 당연히 제멋대로이고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엠마를 작가 외에는 좋아할 사람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하지만 엠마의 매력은 따로 있다. 그의 막무가내식 성격이 타인에게도 상처를 주지만 이를 깨달아가면서 본인도 상처를 받고 조금씩 변하는 것이다. 개선의 여지가 없다면 결코 좋아할 수 없는 인물이지만 그렇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엠마의 매력이다. 특히 사랑에 대한 그의 생각이 변하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잘 맞지 ..

비커밍 제인(블루레이)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 등의 작품을 쓴 영국의 여류 소설가 제인 오스틴은 남녀의 사랑이야기를 잘 다루기로 유명하다. 단순히 이상적인 로맨스가 아닌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잘 묘사해 국내에서도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제인 오스틴은 42세에 세상을 뜨기까지 길지 않은 생을 독신으로 살았다. 물론 독신이라고 해서 연애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연애 이야기를 잘 쓴 소설가 치고는 의외다. 과연 제인 오스틴의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줄리언 재롤드 감독의 '비커밍 제인'(Becoming Jane, 2007년)은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다룬 영화다. 존 스펜스가 2003년에 쓴 소설 '제인 오스틴'을 토대로 만든 이 작품은 사실과 작가의..

오만과 편견

눈으로 읽는 영상소설인 '오만과 편견'(Pride & Prejudice, 2005년)은 참으로 아름다운 영화다. 이 작품으로 데뷔한 조 라이트 감독은 제인 오스틴의 원작 소설을 너무나도 아름다운 영상으로 바꿔놓았다. 18세기 영국의 하트포드셔 작은 마을에서 일어나는 자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연애를 하면서 빚을 수 있는 남녀와 오만한 모습과 편견들을 다뤘다. 이국적인 배경과 동떨어진 시대를 다루다보니 서로 얽히고 설키는 복잡한 감정 묘사가 가슴에 와닿지 않는다 해도 수려하게 펼쳐지는 경관과 서정적인 영상 만큼은 눈길을 사로 잡는다. 일부러 튀거나 화려하게 꾸미지 않은 차분하면서도 은은한 영상들은 한 폭의 풍경화같다. 여기에 다리오 마리아넬리가 담당한 음악도 그림과 잘 어우러져 감성을 자극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