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제2차세계대전 2

조조 래빗(블루레이)

전쟁은 아이들에게 가장 잔혹하다. 고통스러운 환경은 아이답게 자라지 못하게 하며 잘못하면 세상의 전부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이카 와이티티(Taika Waititi) 감독의 '조조 래빗'(Jojo Rabbit, 2019년)은 아이들의 눈으로 전쟁을 바라본 블랙 코미디다. 제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시기에 독일 아이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Roman Griffin Davis)는 나치가 만든 청소년 단체인 히틀러 유겐트에 들어간다. 조조에게 히틀러는 영웅이다. 악마 같은 유대인들로부터 독일을 구하고 악을 무찌르기 때문이다. 그런 그의 집에 유대인 소녀 엘사(토마신 맥켄지, Thomasin McKenzie)가 숨어 있는 것을 알게 된 조조는 경악한다. 조조에게 세상의 전부인 어머니 로지(스칼..

에너미 앳 더 게이트(블루레이)

장 자크 아노 감독의 '에너미 앳 더 게이트'(Enemy At The Gates, 2001년)는 저격 영화의 정수 같은 작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구 소련군의 저격수였던 실존 인물 바실리 자이체프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915년 첼라빈스크주 에라노마치에서 태어난 자이체프는 우랄 산맥의 산속에서 자라며 어려서부터 사슴 사냥으로 사격 솜씨를 갈고닦았다. 1936년 해군에 입대해 군사경제학교를 나온 뒤 러시아 태평양 함대에서 회계 반장으로 일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소전이 발발하자 그는 흑해 함대로 지원해 해군 육전대의 저격수가 됐다. 다시 육군으로 소속이 바뀌어 제284저격사단 산하의 1047저격연대에 배속된 그는 독일군이 쑥대밭을 만든 스탈린그라드에서만 242명을 사살하는 등 종전까지 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