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조우진 4

봉오동 전투(블루레이)

봉오동 전투는 청산리 전투와 더불어 일제강점기 시절 항일 무장투쟁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1920년 6월 7일 중국 지린성 왕칭현 봉오동에서 벌어진 이 전투에서 홍범도, 최진동, 안무 등이 지휘한 독립군 연합부대는 만주 깊숙이 추격해 들어온 일본군 제19사단 월강 추격대를 유인 포위해 섬멸했다. 병력과 무장에서 열세였던 독립군이 기관총과 대포로 무장한 일본군을 무찌를 수 있었던 것은 홍범도 장군의 지휘 아래 지리적 특성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봉오동은 입구만 트였고 삼면을 높은 산봉우리들이 둥그렇게 감싸고 있는 말발굽 형태로 생겼다. 이곳까지 이화일 소대장이 영리한 유도 작전을 벌여 일본군을 끌어들였다. 일본군이 눈치를 챘을 때는 이미 포위된 상태였고 높은 산봉우리에서 내리 갈기는 총탄 세례에 속수무..

강철비 (블루레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북미정상회담이 교착 상태인 요즘 남북경협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한 다른 조치들도 난항을 겪고 있다. 원래 핵 무기 보유국의 비핵화 조치는 선택지가 많지 않아 협상이 쉽게 풀리지 않을 수 있다. 선택 가능한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인데 핵 무기 보유국이 해당 무기를 스스로 폐기하는 방법과 주변 국가에서 핵 무기를 보유해 핵 억제력을 확대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피해야 할 최악의 수단이 공격 등 여러 압박을 통한 강제 폐기 조치다. 우리는 당연히 북한이 스스로 핵 무기를 폐기해 이 땅에 영구적인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방법을 취하고 있지만 여러 나라에 걸쳐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보니 쉽지 않다. 양우석 감독은 웹툰 등으로 이 문제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을 한 끝에 영화 '강철비'(2017년)를 내놓았다..

도깨비 감독판-국내편(블루레이)

tvN 드라마 '도깨비'를 모두 본 것은 얼마 전이었다.우연히 케이블의 드라마 관련 채널에서 재방송을 2,3편 봤는데 의외로 재미있었다. 그래서 결국 블루레이 감독판을 뒤늦게 구입해 2년 전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보게 됐다.정작 본방을 보지 않은 것은 대본을 쓴 김은숙 작가의 작품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었다. 예전 김 작가의 드라마 중에 '태양의 후예' '시크릿' '상속자들' '파리의 연인' 등의 일부분을 본 적이 있는데 대사나 이야기 전개, 설정 등이 개인적인 취향과 잘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다분히 여성들이 좋아할 만한 순정만화 스타일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선입견 때문에 '도깨비'도 비슷할 것이라는 지레짐작으로 본방을 보지 않았다.그런데 이 작품을 뒤늦게 처음부터 끝까지 보게 된 것..

내부자들 : 디 오리지널(블루레이)

우민호 감독의 '내부자들'(2015년)은 참으로 섬찟한 영화다. 절대 권력을 잡기 위해 기생하고 공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꽤나 그럴듯 하고 치밀하게 그렸다. 과연 저런 일이 있을까 싶지만 지금까지 발생한 숱한 비리 사건들을 보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물론 각종 권력기관 내부에서 돌아가는 일이나 의사 결정 과정 등은 사실과 좀 거리가 있고 디테일도 떨어지지만 중요한 것은 권력을 향해 응집하는 추총자들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인 만큼, 그런 점에서는 성공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처럼 자본과 권력, 정치권이 얽히고 설키는 거대한 피라미드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만든 것은 원작 웹툰을 그린 윤태호 작가의 공이다. 거대한 그림을 잘 설계했다는 생각이다. 다만 미완으로 끝난 이 작품을 완결된 이야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