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치네치타 2

나인 (블루레이)

6개의 아카데미상을 받은 뮤지컬 영화 '시카고'로 주목을 받은 롭 마샬 감독이 두 번째 들고 나온 뮤지컬 영화가 '나인'(Nine, 2009년)이다. 이 영화 역시 '시카고'처럼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로 옮겼는데 좀 독특하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유명한 이탈리아 영화 거장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8과 1/2'을 원작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작 영화를 뮤지컬로 바꾼 것을 다시 영화로 옮긴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이 영화는 자신의 9번째 작품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창작의 고통을 겪었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펠리니 감독의 원작 영화와 궤를 같이 한다. 9번째 영화를 만들게 된 이탈리아 영화감독 귀도는 아이디어가 쉽게 떠오르지 않아 고통을 겪는 가운데 그동안 숱한 염문을 뿌린 여성들과 관계도 뒤죽..

벤허 (블루레이)

국민학생이던 1970년대 중반 어머니 손을 잡고 동네 동시상영관에 영화를 보러 간 적이 있다. 자그마치 3시간이 넘는 그 영화는 무척이나 지루했던 기억이 난다. 바로 윌리엄 와일러 감독의 '벤허'(Ben-Hur, 1959년)였다. 제작된 지 10여년이 넘었는데도 여전히 한국에서는 동네를 떠돌며 상영되고 있었다. 나중에 이 영화를 무척 재미있게 보고 나서, 영화 감상도 때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국민학생은 소화하기에 무리가 있는 걸맞지 않는 영화였다. 예나 지금이나 극장을 찾는 이유는 집에 있는 TV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커다란 화면과 웅장한 음향이 주는 즐거움에 있다. 벤허가 제작된 1950년대도 마찬가지였다. 1950년대 TV가 널리 보급되면서 위기를 맞게된 미국 영화사들은 타개책으로 TV가 줄 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