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카엘 하네케(Michael Haneke)는 특이한 감독이다. '퍼니 게임' '피아니스트' 등 그의 전작들을 보면 폭력을 혐오하면서도 직접적이며 과격한 폭력 묘사를 마다하지 않는다. 제6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하얀 리본'(Das Weisse Band, 2009년)도 마찬가지다. 때리는 것은 물론이고 동물의 사체 등 폭력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나온다. 이런 것들은 평소 감독의 신념에서 비롯된 아이러니다. 삶을 직시하는 그는 폭력과 고통조차도 외면하지 않고 정면에서 똑바로 다룬다. 그것이 희망과 고통이 교차하는 삶을 인식하는 감독의 방법이다. 이 영화 또한 폭력에 대한 비판과 은유로 가득찼다. 내용은 1913년 독일의 한적한 농촌 마을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뤘다. 딱히 별다른 일이 없는 조용한 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