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가득히' '리플리' '열차 안의 낯선 자들' 등 여러 스릴러 영화의 원작 소설을 쓴 여성 작가 패트리샤 하이스미스(Patricia Highsmith)는 1950년대 뉴욕의 백화점에서 판매원으로 일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그는 손님으로 들린 우아한 부인에게 매혹돼 뉴저지 집까지 몰래 따라가 부인을 엿보았다. 동성애자였던 그는 이 경험을 토대로 여성들의 동성애를 다룬 소설 '소금의 값'을 써서 클레어 모건이라는 가명으로 출간했다. 굳이 가명으로 낸 이유는 1950년대 미국에서 동성애가 정신병이자 범죄 취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들어 동성애에 대한 시각이 달라진 뒤 하이스미스는 제목을 '캐롤'로 고치고 본명으로 다시 출간했다. 그렇다고 하이스미스의 사연을 마냥 안타깝게 생각할 일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