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캘리포니아 4

마스크 오브 조로(4K 블루레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 복장과 검은 복면을 한 사나이가 망토를 휘날리며 칼 싸움을 벌이는 '쾌걸 조로'는 과거 흑백 TV 시절부터 유명한 캐릭터다.정작 존스턴 맥컬리의 원작 소설보다 TV 시리즈로 유명한 조로는 요란한 싸움 끝에 칼 끝으로 적의 몸이나 주변에 자신의 서명이나 다름없는 'Z'자를 새기는 장면이 아주 통쾌했다. 아무래도 이런 부분들이 상상에 의존해야 하는 소설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상 매체에서 더 효과를 발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그만큼 조로는 영상물로 수 없이 등장했다. 1970, 80년대 영화를 보며 자란 세대라면 단연 잘 생긴 알랑 들롱의 조로를 우선 떠올린다.그 이전에도 더글라스 페어뱅크스, 타이론 파워 등 당대 최고의 스타들이 무성 영화시절부터 조로를 연기했다. 마틴 캠벨이 ..

캡틴 마블(4K 블루레이)

애너 보든과 라이언 플렉이 공동으로 감독한 '캡틴 마블'(Captain Marvel, 2019년)은 새로운 여성 영웅의 탄생을 기리는 영화다. 처음에는 '캡틴 아메리카'의 여성판 버전인 줄 알았으나 완전히 다른 내용이다. 외계 행성인 크리족의 여전사 캐럴(브리 라슨)이 숙적인 스크럴족을 쫓아서 지구에 잠입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캐럴은 자신의 진정한 정체성을 알게 되고 정의를 수호하는 영웅으로 거듭난다. 기본적인 플롯은 권선징악의 초영웅 스토리와 별반 다를 게 없다. 그러나 디테일은 주인공이 여성이라는데 숨어 있다. 캐럴이 자신의 정체성을 알아가는 과정은 여성으로서 한계를 극복하고 스스로 역할을 규정하는 여정이다. 이 과정에서 그는 종족이, 사회가, 리더와 동료가 요구하는 역할이 아닌 스스로..

결투(블루레이)

스티븐 스필버그가 24세때인 1971년에 만든 '결투'(Duel, 1971년)는 그의 천재성을 입증하는 걸작이다. 당시 무명이었던 그는 어느날 플레이보이지에 실린 리처드 매터슨의 단편소설을 보고 영화로 만들 결심을 했다. 그렇지만 이름없는 신인 감독에게 작품을 선뜻 맡길 제작사는 없다. 결국 그는 어렵게 유니버셜과 TV 영화용 작품계약을 맺었다. 제작비와 일정에 쫓기던 그는 12일만에 작품을 완성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빨리 만든 만큼 엉성할 줄 알았으나 너무나 뛰어난 완성도를 지녔기 때문이었다. 그 뒤 제작자들은 스필버그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 작품이 없었다면 스필버그는 할리우드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 수도 있다. 스필버그가 히치콕 감독에게서 영감을 얻어 완성한 이 작품은 쫓고 쫓기는 자..

나파밸리

나파 밸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북쪽으로 차를 달리면 나타나는 나파 카운티에 위치한 대규모 와인 생산지다. 대규모 기업부터 개인용 와인생산업자까지 포함하면 약 1,800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나파 밸리는 세로 40km, 가로 12km의 좁고 긴 지형으로 볕이 좋고, 일교차가 커서 와인을 재배하기 딱 좋은 곳이라고 한다. 1860년대부터 이곳에서 와인을 생산했는데, 금주법이 발효된 1920년대에 대부분의 농장이 문을 닫았다가 1940년대부터 와인 생산이 재개됐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관광객들이 심심찮게 몰려든다. 이를 노린 듯 유명 레스토랑들도 곳곳에 자리잡고 있고, 각 와이너리들은 시설 안내와 와인 맛보기, 기념품 판매 등으로 톡톡히 돈을 벌고 있다. 참고로, 각 와이너리들은 직접 와인을 판매하는데 이곳에서..

여행 2010.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