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콜롬비아 3

엔칸토 마법의 세계(블루레이)

바이론 하워드(Byron Howard)와 자레드 부시(Jared Bush), 채리스 카스트로스미스(Charise Castro Smith) 등 3명이 공동감독한 애니메이션 '엔칸토 마법의 세계'(Encanto, 2021년)는 가족애를 강조하는 디즈니의 전형적인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작품이다. 중남미 국가 콜롬비아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내용은 산골 마을에서 마법으로 사람들을 돕는 가족 이야기다. 마법이 걸린 집에 사는 마드리갈 가족은 신비한 집의 효능으로 날씨를 바꾸고, 음식으로 사람을 치료하며 괴력을 발휘하는 등 한 가지씩 마법 특기를 갖고 있다. 그러나 주인공 미라벨만 특기를 갖지 못했다. 하지만 미라벨은 다른 형제자매와 달리 눈에 보이는 특기는 없지만 모두를 화합으로 이끌고 위기에 빠진 집을 구해..

긴급명령 (4K 블루레이)

필립 노이스 감독의 영화 '긴급명령'(Clear And Present Danger, 1994년)은 제목만 보면 무슨 내용인 지 가늠하기 힘들다. '명백하게 현존하는 위협'이라는 뜻의 원제도 마찬가지. 오히려 톰 클랜시의 원작 소설을 번역 출간할 때 붙인 국내 책 제목 '마약 전쟁'이 확실하게 와닿는다. 영화 제목이 말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고서라도 우선 제거해야 할 위험이다. 이를 미국 정부는 마약으로 봤다. 하지만 톰 클랜시의 원작 소설이 그리는 것은 단순히 마약에 국한하지 않는다. 마약을 빌미로 미국 대통령의 묵인 아래 다른 나라에 군대를 파견해 문제를 일으키고, 정작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무소불위의 위험천만한 제국주의적 사고 방식을 가진 권력을 더 문제로 삼고 있다. ..

콜래트럴 데미지 (블루레이)

앤드루 데비이스 감독의 '콜래트럴 데미지'(Collateral Damage, 2002년)는 원래 2001년 10월 5일 개봉예정이었다. 그러나 끔찍한 9.11 테러가 발생하면서 개봉이 무기한 연기됐다가 이듬해인 2002년 2월 개봉했다. 그럴 수 밖에 없던 것이 공교롭게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의 심장부인 워싱턴D.C 한복판에서 건물을 무너뜨리려는 시도를 하고, 이를 소방관이 막는 내용이다. 아마도 911 테러 직후 개봉했더라면 끔찍한 폭탄 테러 내용과 소방관의 활약이 911 테러를 연상케 해 여러 사람의 가슴을 아프게 했을 것이다. 작품을 만든 사람은 '도망자' '언더씨즈'로 흥행에 성공한 앤드루 데이비스 감독이다. 워낙 긴장감있는 액션 영화를 잘 만든 사람이기에 기대가 컸는데, 이 작품은 기대에 못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