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쿠엔틴 타란티노 17

호스텔

일라이 로스 감독의 '호스텔'(Hostel, 2007년)은 일본 B급 영화 '기니 피그' 시리즈를 연상케 한다. 동유럽을 여행중이던 미국 청년들이 숙소에서 납치돼 부자들의 살인과 고문 도구로 쓰이는 섬뜩한 내용이다. 영화는 '기니 피그' 시리즈처럼 잔혹하고 섬뜩한 고문 장면으로 일관한다. 커다란 무쇠 가위로 살아있는 사람의 발가락을 자르고 드릴로 맨 살을 뚫으며 용접기로 얼굴을 지지는 등 차마 글로 옮기기 힘들만큼 고문 장면들이 끔찍하다. 그런 점에서 공포 영화 본령에 충실한 작품이기도 하다. 저예산 영화인 이 작품이 미국 개봉 당시 크게 히트한 배경에는 쿠엔틴 타란티노라는 이름도 한 몫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은 일라이 로스 감독의 대본을 읽어보고 한 눈에 반해 제작을 지원했다. 마약과 섹스 등 젊은..

킬 빌2

'빌을 죽여라' 쿠엔틴 타란티노(Quentin Tarantino) 감독의 '킬 빌 2'(Kill Bill vol.2, 2004년)는 전편과 달리 서부극 이미지가 강하다. 주인공과 악당들이 일본도와 중국 무술을 휘두르며 설치지만 엔리오 모리코네의 서부극 음악과 황량한 벌판이 펼쳐지는 풍경은 영락없는 마카로니 웨스턴이다. 주인공 브라이드(우마 서먼 Uma Thurman)는 자신의 결혼식을 장례식장으로 만든 빌(데이비드 캐러딘 David Carradine)과 그 일당에게 복수하기 위해 혼신을 다해 노력하다. 그 노력, 즉 복수는 처절하고 결과는 허무하다. 2편은 1편의 사족 같은 느낌이 강하다. 1편만큼 쇼킹하고 치기 어린 액션도 없고, 이야기가 늘어진다. 차라리 1편의 시간을 조금 더 길게 늘리더라도 한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