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크로아티아 14

킬러의 보디가드2 킬러의 와이프(블루레이)

전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등장한 패트릭 휴즈(Patrick Hughes) 감독의 '킬러의 보디가드2 킬러의 와이프(Hitman's Bodyguard 2, 2021년)는 전편에 비해 실망스러운 작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작품은 킬러 다리우스(새뮤얼 잭슨 Samuel Jackson)의 아내 소니아(셀마 헤이엑 Salma Hayek)가 사설 경호원 마이클(라이언 레이놀즈 Ryan Reynolds)에게 납치된 다리우스의 구출 작전을 의뢰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다리우스를 납치한 악당은 그리스의 부활을 꿈꾸며 유럽을 파괴하려고 음모를 꾸미는 악당 파파도풀로스(안토니오 반데라스 Antonio Banderas)다. 여기에 경호업계의 전설로 통하는 마이클의 아버지(모건 프리먼 Morgan Freeman..

101마리 달마시안(블루레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사에 있어서 변화를 초래한 기념비적 작품들이 몇 편 있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는 디즈니뿐 아니라 영화 사상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이었고, '신데렐라'는 제2차 세계대전 후 경영난을 겪던 디즈니를 살린 작품이다. 극장용 멀티 사운드 시스템 개발의 계기가 된 '환타지아'는 흥행에 실패해 월트 디즈니가 작품을 고를 때 흥행을 우선하도록 만들었고, '레이디와 트램프'는 디즈니가 자체 배급사인 브에나비스타의 설립 계기가 됐다. 멀티 플레인 기술을 처음 개발해 적용한 '밤비'는 애니메이션에 3차원 원근법을 도입하게 된 최초의 작품이었고, 나중에 드림웍스를 설립한 제프리 카젠버그가 영입돼 만든 '인어공주'는 1980년대 부서 폐쇄까지 심각하게 고려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부활을 알린 작품이다..

콜드 워(블루레이)

파벨 포리코브스키 감독의 '콜드 워'(Cold War, 2018년)가 그린 사랑은 처절하고 아프다. 1949년부터 이어진 두 남녀의 사랑은 지난하게 이어지면서도 차갑고 엄혹한 현실에 면도날처럼 가슴을 베인다. 감독의 부모 이야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 작품은 폴란드의 마주르카 문화예술단원인 두 남녀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마주르카 예술감독이었던 빅토르(토마즈 코트)와 신입단원 줄라(요안나 쿨릭)는 서로 사랑하게 된다. 그 와중에 폴란드의 전통 음악을 알리기 위해 창단된 마주르카 예술단은 구 소련의 입김이 점점 강해지면서 정치색 강한 공연을 요구받는다. 이를 견디지 못한 빅토르는 줄라와 폴란드를 벗어날 계획을 세운다. 두 사람은 동베를린 공연을 기회로 보고 탈출하기로 하지만 줄라가 합류하지 못한다. 결국 ..

지붕위의 바이올린(블루레이)

뮤지컬을 영화로 만든 '지붕 위의 바이올린'(Fiddler On The Roof, 1971년)은 유명한 'Sunrise, Sunset' 이 노래 한 곡만으로도 충분한 작품이다. 러시아에서 박해를 받는 유대인 사회를 다룬 이 작품은 가난한 시골의 유대인 농부가 딸 다섯과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유대인 박해라면 무조건 힘들고 고통받는 삶을 다루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작품은 탈무드 특유의 유머가 흐른다. 주인공은 뜻하지 않은 일이 터지면 "왜 하필 나냐"며 신에게 따지고 슬쩍 비꼬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항상 종국에는 잘될 것이라는 낙천적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동전의 양면처럼 그들의 박해받는 삶이 더더욱 힘들고 부당하게 보인다. 원래 이 작품은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성공한 뮤지컬..

라르고 윈치

'라르고 윈치'는 대학에서 정치경제를 전공한 장 반 암므의 원작 소설에 필립 프랑크가 그림을 더해 1989년 펴낸 프랑스의 그래픽노블이다. 출간 이래 20년간 16권의 시리즈가 출간돼 유럽에서 꽤 인기를 끌었다. 제로미 살레 감독의 '라르고 윈치'(The Heir Apparent: Largo Winch, 2008년)는 이를 토대로 만든 영화다. 내용은 하루 아침에 세계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대기업의 후계자가 된 청년이 기업을 장악하려는 보이지 않는 세력과 싸우는 이야기다. 제작진의 의도는 주인공인 라르고 윈치를 007 제임스 본드처럼 키워 적당한 액션과 모험, 여자가 곁들인 시리즈를 만드는게 목표다. 하지만 영화는 감히 007 시리즈에 견주기 힘들 만큼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액션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