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킹콩 3

콩: 스컬 아일랜드(블루레이)

조던 보트로버츠(Jordan Vogt-Roberts) 감독의 '콩: 스컬 아일랜드'(Kong: Skull Island, 2017)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 킹콩을 다룬 영화다. 그렇지만 1933년 원작과 1976년 존 길러민 감독과 2005년 피터 잭슨 감독의 리메이크작이 킹콩과 인간의 갈등을 다뤘다면 이 작품은 거대 괴수들의 대결에 초점을 맞췄다. 내용은 1970년대 우연히 발견된 미지의 해골섬에 군인과 학자들로 구성된 탐험대가 파견돼 거대 고릴라인 콩과 괴수들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탐험대는 콩뿐만 아니라 괴수들의 위협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피 튀기는 사투를 벌인다. 따라서 원작과 완전히 다른 괴물영화로 봐야 한다. 괴물영화인 만큼 당연히 주인공은 사람보다 거대 괴수들이다. 무엇보다 킹콩이 ..

레디 플레이어 원(4K 블루레이)

1980년대 대중문화에 흠뻑 젖었던 사람이라면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 2018년)은 일종의 종합 선물세트 같은 영화다. 1970, 80년대에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주는 선물 중에 종합 선물세트가 있다. 시중에 파는 온갖 과자를 골고루 섞어서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과자 묶음이다.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생일상 같은 선물이다. 이 영화는 80년대 영화, 만화, 게임, 노래 등 시대의 아이콘이 됐던 대중문화들이 골고루 섞여 있다. 도대체 이 많은 아이템들을 어떻게 욱여넣을까 싶은데 어떤 아이템은 캐릭터로, 어떤 아이템은 카메오로, 어떤 아이템은 벽에 붙은 포스터 등으로 골고루 등장한다. 우선 초반 여주인공 사만다(올리비아 쿡)가 타고 등장하는 오토바이는 유명한..

메가마인드 (블루레이)

악당이 있어야 영웅이 빛나듯, 악당 또한 영웅이 있어야 제 역할이 산다. 그래서 악당이 영웅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톰 맥그라스 감독의 애니메이션 '메가마인드'(Megamind, 2010년)는 이처럼 독특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영웅이 사라진 도시에서 무료해진 악당이 돋보이기 위해 영웅을 만든다는 이야기. 하지만 정작 초능력을 부여받은 영웅은 정의의 사도 역할을 버리고 악당보다 더 못된 짓을 한다. 어쩔 수 없이 악당이 영웅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 유럽 출장길에 비행기에서 이 작품을 처음 보고 신선한 내용과 재미있는 캐릭터에 빠져들었다. 이 작품의 묘미는 기본적인 히어로물의 설정을 뒤집은데 있다. 악당 속에서 선함을 찾고 영웅의 권태와 타락을 다루면서 발상의 전환을 요구하기 때문. 하지만 가족 영화의 한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