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타무라 시게루 2

판타스마고리아

'고래의 도약' '은하의 물고기' 등을 만든 일본 애니메이터 타무라 시게루(田村茂)의 작품을 보면 유리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다. 투명하고 맑은 색감과 은은한 음악들, 동화 같은 이야기는 어린 시절 들여다보던 스노볼 장난감을 연상케 한다. '판타스마고리아'(PHANTASMAGORIA, 1995년)는 독특한 작품 세계를 갖고 있는 타무라 시게루의 작품집이다. 판타스마고리아라는 혹성에 얽힌 15개의 이야기를 짧은 단편으로 구성했다. 제목처럼 짧은 이야기 속에 꿈처럼 펼쳐지는 환상적인 내용과 그림, 음악들은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느낌이 든다. 이 작품은 원래 비디오나 극장 개봉용이 아닌 컴퓨터용 CD롬으로 제작된 작품이어서 DVD의 화질은 그다지 좋지 않다. TV로 본다면 상관없지만 프로젝터로 화면을 키우..

고래의 도약

일본의 일러스트레이터 겸 애니메이터 타무라 시게루(田村茂)의 작품들은 손으로 떠올린 맑은 샘물 같다. 그만큼 맑고 투명해 보고 나면 마음이 평안해지고 눈이 맑아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대부분 좋아한다. 그의 두 번째 작품 '고래의 도약'(クジラの 跳躍, 1998년)도 마찬가지. 이 작품은 보통 사람들에게는 찰나인 순간을 6시간으로 늘여서 사는 판타지 세계 사람들을 다루고 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유리로 된 바다를 걸어 다니며 허공에 떠있는 날치를 과일 따듯 손으로 따서 바구니에 담는다. 타무라 시게루는 이처럼 꿈같은 이야기를 22분 동안 한없이 맑고 투명한 색감의 애니메이션으로 풀어놓는다. 손으로 그린 셀 애니메이션이 아니라 순전히 컴퓨터로만 작업한 것인데도 불구하고 손그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