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과연 젊은이들의 전유물일까. 이 같은 의문에서 출발한 이자벨 코이셋 감독의 '엘레지'(Elegy, 2009년)는 60대 노교수와 30세나 어린 여대생과의 사랑을 통해 그 답을 보여준다. 어찌보면 주책이랄 수 있는 상황을 코이셋 감독은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영상으로 사랑에 대한 진지한 고찰을 시도한다. 두 남녀가 나이차를 극복하고 보여주는 진정한 사랑은 젊은이들의 사랑처럼 불꽃을 튀기지는 않지만 세월이 가져다주는 깊이가 남다르다. 세월은 사람을 겁쟁이로 만든다. 노교수는 진심으로 여제자를 사랑하지만 세간의 이목 때문에 두려워하고 주저한다. 그래서 이별에 아파한 뒤 새삼 진실한 사랑에 눈을 뜬다. 사랑 앞에서는 나이와 학식이 별 도움이 안된다. 그게 사랑의 묘미이자 부작용이다. 영화는 이 과정을 차분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