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프랑스 33

레옹(4K 블루레이)

뤽 베송 감독의 걸작 '레옹'(Leon, 1994년)은 뜻하지 않게 탄생한 작품이다.뤽 베송이 '제5원소'를 준비하면서 기간이 길어지자 공백을 메꾸기 위해 급히 만든 작품이다. 가볍게 소품처럼 만든 이 작품은 개봉 후 큰 주목을 받았고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뤽 베송을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가 됐다.내용은 뉴욕에 홀로 사는 이탈리아인 킬러 레옹(장 르노)이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고아가 된 어린 소녀 마틸다(나탈리 포트만)를 만나면서 삶이 달라지는 이야기다. 마약 밀매에 가담한 마약 및 총기밀매단속국(DEA) 반장 스탠필드(게리 올드만)에게 가족이 몰살당하는 비극을 겪은 마틸다는 레옹을 따라다니며 스탠필드에게 복수할 기회를 노린다.하지만 복수라는게 그리 간단한게 아니다. 오히려 11세 소녀인 마틸다가 위험에 ..

돌이킬 수 없는(블루레이)

가스파 노에 감독의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2002년)은 쉽게 보기 힘든 충격적인 영화다. 이 작품은 여러모로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우선 내용이 아주 폭력적이고 거칠다. 지하보도에서 무차별 강간당한 뒤 폭행까지 당한 여자 친구(모니카 벨루치)의 복수를 위해 범인을 찾아 나선 남자(뱅상 카셀)의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강렬한 장면들이 마구 나온다. 붉은색 지하보도에서 벌어지는 9분가량의 강간과 폭력 장면은 여인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해서 절로 몸서리 쳐진다. 여인의 복수를 위해 남자가 찾아간 곳은 하필 남성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게이 술집이다. 이곳에서 벌어지는 폭력 장면 또한 처참하다. 남자는 팔이 꺾이고, 엉뚱하게 나선 다른 남성은 소화기로 맞아 ..

클레어의 카메라 (블루레이)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2016년)는 홍 감독이 2016년 칸영화제에 참석했을 때 현지에서 촬영한 영화다.내용은 영화제에 참석한 영화 마케팅 회사 대표와 직원, 영화감독 사이에 벌어지는 삼각관계를 다뤘다. 여전히 홍 감독과 주로 영화를 찍는 김민희가 영화감독과 하룻밤을 보낸 직원 역할을 맡았고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나는 장미희가 여직원을 질투하는 마케팅 회사 대표 역할을 맡았다.마케팅 회사 대표와 내연 관계이면서 여직원과 하룻밤을 보낸 영화감독 역할은 정진영이 연기했다. 줄거리는 홍 감독과 직접 연관이 없는 내용이지만 김민희와 스캔들이 불거진 뒤로는 왠지 작품들이 그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마치 일기장을 들여다보듯 어딘가에 그와 김민희의 얘기가 투영돼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점이 재미있으..

피치 퍼펙트3 (블루레이)

여성 감독 트리시 시에의 '피치 퍼펙트3'(Pitch Perfect 3 , 2017년)는 국내에서 극장 개봉하지 않았다. 1편이 히트하면서 시리즈로 나온 작품인만큼 어지간하면 극장 개봉했을텐데 그렇게 하지 못한 이유가 있다. 영화를 보면 지극히 실망스럽다. 아마 극장에서 개봉했더라면 관객 동원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까 싶다. 내용은 시리즈의 주인공인 여성 아카펠라 그룹 벨라스 멤버들이 해외 주둔 미군 기지에 위문 공연을 가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다뤘다. 위문 공연에 벨라스 외에 다른 여성 밴드와 컨트리 밴드, 힙합 듀오 등도 참여하면서 졸지에 경연 아닌 경연이 돼버렸다. 시에 감독은 이를 통해 전작들과 차별화를 꾀했다. 전작들이 아카펠라 그룹들 간에 대결을 다뤘다면 이 작품에서 처음으로 아카펠라가 아닌 악..

로빈 후드 (4K 블루레이)

영국의 전설적 영웅 로빈 후드는 서양판 홍길동이다. 둘 다 못된 부자나 탐관오리를 털어 가난한 사람을 돕는 의적이었다. 다만 홍길동은 허균이라는 원작자가 있는 반면 로빈 후드는 백성들의 입을 통해 전해져 온 민담이라는 점이 다르다. 그만큼 로빈 후드가 실존 인물인지, 가공의 인물인지도 불분명하다. 무리들과 숲에 숨어 살면서 신기에 가까운 활 솜씨로 악당들을 혼내주고 약자를 돕는 로빈 후드는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매혹적이다. 당연히 숱한 문학 작품과 영화의 소재가 됐다. 영화만 해도 더글라스 페어뱅크스가 주연한 무성영화 '로빈후드'(1922년)를 비롯해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숀 코네리와 오드리 헵번 주연의 '로빈과 마리안'(1976년), 케빈 코스트너 주연의 '로빈 훗'(1991년) 등 다양하다. 여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