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 애스터(Ari Aster) 감독의 '미드소마'(Midsommar, 2019년)는 참으로 아름다운 공포물이다. 공포와 아름다움은 어울리지 않는 단어다. 그래서 이 영화가 주는 공포는 배가 된다.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상황에서 불현듯 닥치는 공포는 그럴 법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공포보다 훨씬 더 충격적이다. 서정적이며 아름다운 공포 어떻게 공포가 아름다울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든다면 일단 영상을 봐야 한다. 영화는 스웨덴의 가상 마을인 호르가에서 90년에 한 번, 9일 동안 벌어지는 백야의 하지 축제를 다뤘다. 제목 미드소마는 바로 이 하지 축제를 의미한다. 늦은 밤까지 해가 눈부시도록 밝은 이 마을의 여름 축제는 너무나 평화롭고 아름답다. 사방에 꽃들이 만발하고 푸른 초원은 마음마저 시원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