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황금사자상 2

피에타 (블루레이)

언제나 범상치 않은 내용을 선보이는 김기덕 감독이 지난해 만든 '피에타'(2012년, http://wolfpack.tistory.com/entry/피에타) 역시 충격적이다. 돈을 빌려간 사람을 불구로 만들어 보험비를 타내는 지독한 사채업자 하수인 강도(이정재)에게 어느날 불쑥 아기때 버리고 떠난 어머니(조민수)가 나타나면서 삶의 변화가 일어나는 내용이다. 김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극단적 자본주의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싶었단다. 그가 말하는 극단적 자본주의란 돈 때문에 사람이 목숨을 버려야 하는 사회다. 결국 남을 그 지경까지 몰아가면서 영혼을 좀 먹는 악당들도 김 감독 입장에서 보면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이다. 그래서 이 작품에는 그들을 향한 김 감독의 연민이 보인다. 즉, 정에 굶주린 사람들이 정 때문..

더 레슬러

20년 동안 레슬링을 해 온 사람에게는 사각의 링이 천국이요 무덤이다. 오로지 할 줄 아는게 레슬링 밖에 없으니, 링 위에서는 스타이지만 링 밖에서는 대접을 받지 못해 결국 링을 벗어날 수 없다. 어디 프로레슬러 뿐이겠는가. 인생이 대부분 그러하다. 싫든 좋든 20년 동안 몸 담았던 일을 떠나서 하루 아침에 다른 일을 잘 하기란 쉽지 않다. 결국 사람들은 모두 링 위에 서있는 레슬러다. 그런 점에서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더 레슬러'(The Wrestler, 2008년)는 중년의 인생들을 위한 가슴아픈 송가이다. 내용은 왕년에 스타였으나 지금은 한 물간 전설의 프로레슬러 랜디(미키 루크)가 심장 수술을 받고도 링에 올라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죽을 것을 알면서도 그가 링에 오르는 이유는 단순히 먹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