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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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트워치 (블루레이)

러시아에는 공포영화가 없다. 티무르 베크맘베토브 감독에 따르면 예전에는 현실이 더 무서웠기 때문이란다. 마찬가지로 판타지도 거의 없다. 역사가 일천한 미국은 판타지를 좋아할 수 밖에 없지만 굳이 가공하지 않아도 풍부한 역사와 전래 동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베크맘베토브 감독의 설명이다. 그래서 그가 만든 '나이트워치'(Night Watch, 2004년)는 러시아 최초의 공포물이자 판타지 영화다. 그는 이 작품으로 소위 대박을 터뜨렸다. 2004년 러시아에서 개봉해 약 500만명이 관람하며 러시아 영화사상 모든 흥행 기록을 갱신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눈독을 들여 20세기폭스사가 영어판으로 배급을 했다. 사람들의 관심을 끈 것은 베크맘베토브 감독만의 독특한 영상 묘사다. 그는 빛과 어둠의 세력이 현..

9 (나인, 블루레이)

장편 애니메이션 '9'(나인, 2009년)은 쉐인 액커 감독의 재기가 반짝이는 작품이다. 대부분 유명세 때문에 제작자인 팀 버튼과 티무르 베트맘베토브에 주목하지만, 실제 이 작품을 빛낸 것은 바로 쉐인 액커 감독이다. 이 영화는 2006년 아카데미상 단편 애니메이션부문 후보의 오른 같은 제목의 11분짜리 단편에서 출발했다. 쉐인 액커 감독이 UCLA 졸업 작품으로 만든 단편을 보고 홀딱 반한 팀 버튼 감독이 제작자로 나서 장편으로 탄생했다. 영화는 특이하게도 인형이 주인공이다. 고도로 발달한 기계 문명이 인류를 멸망시킨 뒤 마지막으로 나선 구원자는 사람의 혼이 스며든 인형들이다. 지나치게 발달한 과학문명에 대한 두려움과 인류의 멸망이라는 묵시록적 세계관은 '터미네이터'류의 SF물과 닮았다. 그러면서도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