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인생 - 최연진기자의 영화, 음악, 여행이야기 -

ILM 7

촉산

'촉산'(蜀山, 1983년)은 서극 감독의 '디 워' 같은 영화다. 흔히 홍콩의 스필버그로 불리는 그는 항상 할리우드 스타일의 영화를 꿈꿨다. 중국 영화 전통의 사극이나 무협 장르를 살리면서 여기에 할리우드처럼 특수효과를 가미해 대작 영화를 만드는 것이 그의 꿈이었다. 그만큼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서 여러 가지를 시도했으나 불운하게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서극 감독에게 좌절을 안긴 실패작이지만 그에게 전환점이 된 중요한 작품이기도 하다. 서극은 이 작품이 흥행에서 실패한 뒤 더 이상 기존 영화사에서 자신의 작품을 만들기 힘들 것으로 보고 전영공작소라는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원하는 영화를 마음껏 만들기 위해 설립한 이 곳에서 그는 오우삼, 정소동 같은 감독들을 발굴해 홍콩 누아르 시대가..

백 투 더 퓨처3(4K 블루레이)

우리의 사극처럼 미국 할리우드는 서부극에 대한 로망이 있다. 로버트 저멕키스 감독도 마찬가지여서 '백 투 더 퓨처'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인 3편(Back To The Future Part III, 1990년)에서 서부극을 시도했다. 기계 고장으로 1885년 미국의 서부 개척시대로 돌아간 브라운 박사(크리스토퍼 로이드)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여행을 떠난 마티(마이클 J 폭스)가 악당들과 대결을 벌이는 내용이다. 당연히 서부 시대라면 빼놓을 수 없는 결투가 등장하고 여기에 뜻하지 않은 브라운 박사의 아슬아슬한 로맨스를 곁들였다. 특히 막판 대결 장면은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황야의 무법자'를 오마주 했다. 또 모뉴먼트 밸리를 배경으로 한 존 포드 감독 스타일의 장면도 등장한다. 여기에 전작들처..

스카이스크래퍼: 4K 블루레이

재난 영화가 성공하려면 볼거리와 함께 캐릭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천재지변이나 요란한 사고가 주는 긴장감 넘치는 상황으로 시선을 붙잡는다면 등장인물들이 갖고 있는 저마다의 사연과 위기상황에서 드러내는 내면의 모습을 통해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다. 물론 두 가지 중에 더 중요한 것은 캐릭터다. 재난 상황은 오히려 뉴스 화면이 더 자극적일 수 있다. 9.11 때 무너지는 쌍둥이 빌딩은 어떤 영화에서도 보지 못한 충격적이고 압도적인 그림이었다. 결국 등장인물들의 사연과 이야기로 승부를 걸어야 하기 때문에 재난 영화는 어찌 보면 휴먼 드라마인 셈이다. 그런 점에서 로슨 마샬 터버 감독의 '스카이스크래퍼'(Skyscraper, 2018년)는 실패한 재난 영화다. 성공적인 캐릭터 구축에 실패했기 때문..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4K 블루레이)

조스 웨던 감독의 영화 '어벤저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The Avengers: Age of Ultron, 2015년)은 제작 단계부터 국내에서 특별한 관심을 끌었다. 이 영화의 일부 장면이 2014년 3~4월 서울에서 촬영됐기 때문이다. 당시 제작진은 마포대교를 막고 추격장면을 찍었고 서울 강남역 주변, 상암동 DMC 부근과 새빛섬 등지에서 촬영했다. 또 국내 여배우 수현이 박사 역할로 출연했다. 그만큼 국내 팬들에게는 낯익은 풍경과 인물 덕분에 친숙한 영화다. 어벤저스의 두 번째 시리즈로 제작된 이 작품은 세계 평화를 위해 개발한 최고의 인공지능 컴퓨터 울트론이 폭주하며 강력한 적으로 돌변하자 이를 초영웅들이 저지하는 내용이다. 이 시리즈의 강점이자 매력은 각각 영화의 주인공인 초영웅들이 무리지어 나..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블루레이)

이제 '스타워즈'도 DC나 마블코믹스의 각종 시리즈처럼 다양한 파생작들을 내놓는 프랜차이즈형 작품이됐다. 루크 스카이워커와 레아 공주, 한솔로를 주인공으로 기존 스타워스 시리즈가 1세대였다면 '클론전쟁'이나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Rogue One: A Star Wars Story, 2016년)는 본류에서 가지치기를 한 2세대 작품이다. 엄밀히 말하면 이 작품은 외전에 속한다. 기본 주인공인 루크 스카이워커나 한솔로가 등장하지 않으며 레아 공주는 아주 잠깐 나온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반란군을 돕는 진이라는 여성과 반란군 정보장교로 등장하는 카시안이다. 이들이 스타워즈 시리즈의 시작이었던 에피소드4에 등장하는 제국군의 비밀병기 죽음의 별 설계도를 훔치는 이야기다. 외전들이 그러하듯 색다른 주인공은..